한국영화 '양극화'...개봉영화 70%는 10억 미만 저예산영화

입력 2016-12-12 08:36


한국영화시장이 10억 원 미만의 저예산 영화와 80억 원 이상의 블록버스터 제작에 치중하는 양극화 현상이 심화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영화진흥위원회의 '영화산업의 경쟁력과 경제적 파급 효과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제작비가 10억원 미만인 저예산 영화의 개봉 편수는 163편으로, 전체 한국영화의 70.3%를 차지했다.

저예산 영화의 개봉 편수는 2005년 16편, 2009년 64편에 이어 지난해 160편을 넘어서며 매년 급증하는 추세다.

국내 영화시장 규모가 4년 연속 2억 명대 머무는 등 성장이 둔화하는 가운데 저예산 영화 제작과 개봉이 해마다 급증하는 이유는 2차 판권 시장에서의 수익을 노리는 현상 때문이다.

영진위는 "흥행성이 떨어지는 저예산 영화들은 하루 이상 극장에 상영되면 개봉작 대우를 받을 수 있다"면서 "이런 영화들은 극장개봉작 자격으로 온라인 부가시장에 진입해 영화 제작 투자금을 회수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80억원 이상이 투입된 블록버스터 영화는 지난해 17편으로, 전년의 11편보다 6편이 증가하는 등 수년째 증가 추세다.

특히 2011∼2014년에는 100억 원 이상의 영화가 블록버스터의 대부분을 차지했지만, 지난해에는 80억∼90억 미만 5편, 90∼100억 미만 8편, 100억원 이상 6편으로 제작비 규모가 비교적 다양해진 것으로 조사됐다.

이처럼 저예산·블록버스터 영화가 늘어난 반면 10억∼50억원의 중저예산 규모 영화는 2011년 40편에서 지난해 30편으로 약 25% 감소했다.

영진위는 이에 대해 "제작사들이 수익률을 안정적으로 낼 수 있는 영화 제작을 추구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