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 표결 D-1] 더욱 분주해진 특검…박 대통령 통화 녹취록 분석

입력 2016-12-08 19:25


최순실 게이트를 파헤칠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조직을 정비하고 핵심 증거를 검토하는 등 본격 수사를 앞두고 '담금질'을 하고 있다.

특검팀은 탄핵 표결 D-1인 8일 오전 박 특검과 박충근·이용복·양재식·이규철 등 4명의 특검보 등 지휘부가 참석한 첫 회의를 열었다.

이는 특검을 이끌 지휘부가 역할 분담이나 수사 방향 등을 논의하고 호흡을 맞추는 자리로 사상 초유의 현직 대통령 수사를 앞둔 '작전회의'로 풀이된다.

이규철 특검보는 "현재까지의 준비사항을 체크하고 앞으로 수사계획을 논의하기 위해서 오늘 처음으로 특검보 회의를 했다"며 "사무실 임차, 파견검사 등 인력 확보 문제, 기록 검토 등 수사 준비사항 체크 등이 안건이었다"고 설명했다.

박 특검팀은 일단 조직 정비와 검찰 수사 자료 확보에 역점을 두고 있으며 조만간 조직 구성과 사무실 준비 등 인적·물적 기반을 완비할 전망이다.

특검법이 규정한 전체 파견검사 20명 가운데 윤석열 대전고검 검사 등 10명이 우선 파견됐고 나머지 10명의 명단도 9일 확정될 전망이다.

이 특검보는 "추가 파견검사 명단이 법무부에서 사실상 확정됐는데 법무차관 결재와 인사처를 거쳐내일 오전에 건너올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특검팀은 특별수사관 40명을 확보하기 위해 대한변호사협회와 대한법무사협회에 적격자 추천을 의뢰했고 상당수가 내정된 상태다.

특검팀은 검찰로부터 인계받은 수사 자료를 분석하며 본격적인 수사 준비도 병행하고 있다.

특히 정호성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이 박근혜 대통령이나 최 씨와 통화한 내용을 살펴보는 등 핵심 증거 분석을 서두르고 있다.

검찰은 앞서 정 전 비서관의 집을 압수수색해 '정호성 녹음파일'로 불리는 통화 녹음 자료를 확보했으며 특검팀은 검찰로부터 이를 문자로 옮긴 녹취록을 받아 검토하고 있다.

특검은 녹취록을 분석해 박 대통령과 최 씨의 지시 내용 등을 확인하고 검찰이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등으로 규정한 일련의 사태에서 이들이 각각 어떤 역할을 했는지 파악해 수사의 방향을 정할 것으로 보인다.

최순실의 국정 개입 사건에서 심부름꾼 역할을 한 정 전 비서관은 박 대통령이나 최 씨와 각각 나눈 대화를 자동 녹음 애플리케이션으로 녹음했다.

특검은 일련의 사건에 뇌물죄를 적용할 수 있는지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녹취록이 부정한 청탁 여부를 확인할 근거가 될지 관심을 끈다.

이와 관련해 특검팀은 전날 열린 '최순실 게이트' 국회 국정조사특위 청문회에서 최 씨 측근 고영태 씨가 최 씨를 통해 박 대통령에게 약 4천500만원어치의 옷과 가방을 만들어 전달했고 최 씨가 비용을 지불했다고 주장한 것에 주목하고 있다.

이런 주장이 사실이라면 박 대통령에게 뇌물죄를 적용할 수 있는 것 아니냐는 물음에 이 특검보는 "청문회에 관한 사실관계는 모니터 중이기 때문에 현 상황에서는 답변이 곤란하다"고 말을 아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