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영태 “대통령 옷·가방 4500만원어치 제작…최순실 씨가 사비지출”

입력 2016-12-07 17:08


최순실씨의 측근으로 알려진 더블루케이 이사 출신의 고영태씨는 7일 박근혜 대통령에게 100벌에 가까운 옷과 30∼40개의 가방 등 4500만원에 달하는 옷과 가방을 만들어 최씨를 통해 전달했다고 주장했다.

고씨는 이 돈이 최씨의 사비로 지출됐다고 주장했으며, 이에 새누리당 황영철 의원은 '뇌물 의혹'을 제기했다.

고씨는 이날 '최순실 게이트' 국회 국정조사 특위의 제2차 청문회에 출석, '옷을 만들어 대통령께 드렸느냐'는 더불어민주당 손혜원 의원의 질문에 "네. 제가 드린 건 아니고 옷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누가 가져갔느냐'는 질문에 "이영선 청와대 행정관이라든지…최순실씨가 (대통령에게) 전달을 했다"고 답했고, '박 대통령 옷을 몇 벌 만들었냐'는 질문에 "정확히 세보지는 않았는데, 한 100벌 가까이 된다"고 답변했다.

고씨는 운영한 가방회사인 빌로밀로 핸드백 제품을 박 대통령이 순방 때 들었던 것은 알려졌지만, 고씨가 옷도 만들었다는 것이 알려진 건 처음이다.

그는 방송 보도 등을 통해 영상이 공개됐던 '샘플실'에서 옷을 만들었다고 밝혔다.

손 의원이 '그 100벌의 옷이 어디에 갔느냐'고 묻자 고 전 이사는 "(박 대통령이) 순방 가실 때 입었던 옷들이 있고, 또한 내부에서 어떤 발표 등이 있을 때 다시 입은 것을 몇번은 봤다"고 말했다.

'나머지는 옷장 속에 있느냐. (제작한 옷에 대한) 처리방식을 모르냐'고 하자 "그건 모르겠다"고 답한 뒤 옷 제작 단가와 관련, '가격은 30만원 이하로 만들라고 했다던데 맞느냐'는 질문에 "그런 금액은 정해놓지 않았다"고 밝혔다.

고씨는 자신의 회사 제품 가운데 박 대통령이 사용한 가방이 30∼40개라고 밝혔다. 빌로밀로 브랜드 태그가 달리지 않은 가방을 '맞춤형'으로 제작했다는 것이다.

자신이 제작, 박 대통령이 들었던 가방의 판매대금을 받았느냐는 질문에 "제가 받은 건 오스트리치 가죽제품은 120만원 정도, 악어 가죽제품은 280만원"이라며 이는 도매가라고 설명했다.

고씨는 새누리당 황영철 의원의 질문에 옷과 가방의 구입비용을 다 최순실씨로부터 받았다고 답했다.

가방의 경우 '박 대통령이 협찬 등의 형태로 사용한 뒤 바깥으로 가져나간 적은 없었느냐'는 질문에 "그런 건 보지 못했다"며 "가방이 (대통령에게) 들어갈 때 여러개 들어가는 게 아니라 한 디자인에 한개, 한 컬러에 한개씩 들어가기 때문에 바깥으로 빼돌리는 일은 없었던 걸로 안다"고 말했다.

황 의원은 "증인의 말로만 봐도 최소 옷이 3천만원, 가방은 1천500만원 등 4천500만원에 해당하는 옷과 가방이 대통령께 간 것 아니냐"고 하자 고 전 이사는 "네"라고 답했다. 이 가격은 도매가라고 고씨는 답했다.

황 의원이 '대통령 비서실에서는 옷과 가방에 단 한푼도 지출한 사실이 없다고 한다'고 하자 고씨는 "전 최순실씨에게 돈을 받았기 때문에…"라며 '최씨가 자신의 개인비용으로 돈을 주는 것 같았느냐 아니면 청와대에서 누가 대신 지불하는거 같았느냐'고 묻자 "(CCTV) 영상에서 보셨듯이, 본인 지갑에서 꺼내 계산을 해주셨다. 항상 영수증을 드리면 거기에 맞는 계산을 해주셨다"고 밝혔다.

'공적인 비용이 아니라 개인돈으로 주는 상황이었느냐'고 하자 "네"라고 답했다.

황 의원은 "이 사실로 보더라도 사인(私人)인 최순실씨가 결국 대통령에게 4천500만원에 가까운 뇌물을 준 것이라고 볼 수 있다"며 "대통령이 직접 쓰는 가방이나 옷은 국가비용으로 얼마든지 대줘야 하는데, 청와대는 전혀 지출한 바가 없고 결국 최순실 개인이 구입해 대통령에게 상납하고 그 상납의 대가들이 최순실이 국정농단을 하게되는 뇌물로 작용된 것"이라고 의혹을 제기했다.

고씨는 "저는 만들어달라는 것만 열심히 만들어드렸다. 그런(뇌물이라는) 생각까지 해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