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中 대미수출 10%줄면 한국 수출 0.36% 감소"

입력 2016-12-07 12:00


미국이 보호무역주의 노선을 강화함에 따라 미중간 교역갈등이 심화되면 우리 경제도 타격을 받을 수 있다고 한국은행이 진단했습니다.

한국은행은 7일 지난달 16일 새로 공표된 '2014년 세계산업연관표'를 활용해 우리나라 대중국 수출의 최종 귀착지를 분해하고 미 차기 정부의 보호무역주의 정책과 관련해 미국의 대중국 통상압력이 현실화될 경우를 가정해 우리 경제에 미칠 영향을 추정한 결과 중국의 대미국 수출이 10% 줄어들면 우리 총수출은 0.36% 감소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습니다.

추정결과 한국은행은 우리나라의 대중국 수출에서 중국의 최종수요를 위한 수출비중이 확대됨에 따라 중국의 대미국 수출이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이전에 비해 축소됐다고 분석했습니다. 하지만 우리 수출에서 중국 내수의 중요도가 확대된 만큼 중국의 대미국 수출 부진이 중국의 경기 악화로 전이될 경우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더 확대될 수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한국은행은 미·중간 무역갈등이 현실화돼 미·중교역이 감소되더라도 교역감소가 미국과 다른 국가와의 교역증가로 대체되면 이들 국가를 통한 우리나라의 우회수출 증가로 중국을 통한 부정적 영향이 다소 완화될 수도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다만 중국의 대미국 수출 감소로 인한 부정적 영향이 전자·반도체, 석유화학 등 우리나라 주력 제조업에 집중되고 있는 점을 감안해 수출지역과 품목의 다변화 등 대안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입니다.

앞서 미 트럼프 대통령 당선자는 대선기간중 중국로부터의 수입관세를 최대 45%까지 조정하는 등 보호무역주의 강화를 경제정책 공약으로 제시했습니다. 한국은행의 이번 분석은 이를 바탕으로 미중간 무역갈등이 우리 경제에 미칠 부정적 영향을 정량추정한 결과입니다.



우리나라 전체 수출에서 중국의 비중은 22%로, 2014년 기준 중국에서 쓰이는 최종재가 31.3%, 중국이 만드는 제품의 중간재가 68.7% 수준입니다. 중간재의 경우 중국 내에서 활용되는 최종재에 쓰이는 경우가 43.8%, 미국수출용이 5%, EU 4.3%, 일본 2.0% 등 제3국 수출용이 24.9%를 차지했습니다.

한국은행이 이를 2009년과 비교한 결과 중국을 최종 판매지로 하는 수출의 비중은 2009년 64%에서 2014년 75.1%로 높아졌으며, 주로 우리 대중국 수출에서 최종재가 차지하는 비중이 늘어난(16.4%→ 31.3%) 데 따른 요인으로 평가됐습니다.



한국은행은 미·중간 무역 갈등으로 중국의 대미국 수출감소가 현실화되면 우리 경제에는 중국의 수출재 생산 감소에 따른 중간재 수요감소(직접효과)와 중국의 수출부진에 따른 중국 성장둔화(간접효과) 등 두가지 파급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를 모두 감안해 추정한 결과 중국의 대미국 수출이 10% 줄면 우리 총수출은 0.36% 감소할 것이라는 설명입니다. 특히 산업별로는 전자·반도체(34%)·석유화학(10%) 등 주로 소재산업이 우리 수출감소분의 절반가까이를 차지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