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800만명이 방문할 정도로 겨울 대표 축제가 된 부산 광복로 크리스마스 트리문화축제를 벤치마킹한 유사 축제가 잇따르자 부산 중구가 축제 희소성이 없어진다며 속앓이를 하고 있다.
올해로 8회째인 부산 크리스마스 트리문화축제는 지난달 26일 부산 중구 광복로에서 개막해 내년 1월 8일까지 44일간 펼쳐진다.
올해 축제는 총 4구간에 걸쳐 다양한 트리와 조명이 설치되는 등 지난해보다 행사규모가 더 커지고 새로워졌다.
축제 방문객은 2013년 600만명, 2014·2015년 700만명, 2016년 800만명으로 갈수록 늘고 있어 트리축제가 부산의 대표 겨울 행사로 자리 잡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타 지자체가 트리축제를 벤치마킹해 우후죽순 비슷한 행사를 열고 있어 중구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유사 축제로 인해 빛 축제의 원조인 중구의 명성이 위협받는다는 것이다.
해운대구는 지난 2일부터 올해로 3회째 구남로 일대에서 빛축제를 시작했다.
조명 설치 거리, 70일에 이르는 축제 기간 등 행사규모만 놓고 보면 오히려 광복로 트리축제를 넘어섰을 정도다.
방문객 역시 2015년 300만명을 돌파해 겨울 해운대의 명물이 되고 있다.
부산 진구도 13일부터 내년 1월 14일까지 33일간 서면문화로 일대에서 '제4회 부산진구 크리스마스 트리문화축제'를 연다.
광복로 크리스마스 트리축제의 대성공을 본떠 경남 김해시·거창군, 경기도 동두천시, 전남 목포시 등도 몇 년 전부터 비슷한 행사를 열고 있다.
상황이 이렇자 지난해 중구의회를 포함한 부산 원도심권 의장단은 이웃 지자체가 인기 축제를 베끼는 것은 축제 희소성을 떨어뜨려 지역 균형발전을 해친다며 부산시에 유사 축제를 막아달라는 건의서를 전달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부산진구와 해운대구는 보편적인 크리스마스 행사를 축제 모방 사례로 보면 곤란하다는 입장이다.
중구 관계자는 "지자체 특성에 맞는 독창적인 축제를 개발하기보다는 성공한 축제를 모방하는 관행이 계속돼 유감"이라며 "비슷한 축제 난립으로 개성을 잃게 될까 우려스럽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