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에서 출발해 영국 런던으로 가던 아시아나항공 소속 보잉 여객기가 5일(현지시각) 기내 화재 연기 감지 장치가 작동하면서 러시아 우랄산맥 인근 지역에 비상착륙했다.
아시아나항공과 현지 언론 등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 50분께 인천국제공항을 출발한 OZ521편 여객기가 엔진 근처에서 연기가 감지됐다는 경보가 울리면서 이륙 8시간만인 오후 10시 50분(현지시간 오후 6시 50분)께 러시아 중부 우랄산맥 인근 튜멘주(州) 도시 한티-만시이스크 공항으로 회항해 착륙했다.
해당 항공기 기종은 보잉 777로 여객기에는 승객과 승무원을 포함해 모두 197명이 타고 있었다.
러시아 재난 당국인 비상사태부 우랄지부 공보실은 "착륙이 안전하게 이루어져 탑승객은 모두 무사하다"고 전했다.
또 다른 비상사태부 관계자는 여객기가 착륙한 후 기체 점검을 벌였으나 외부에서 화재 흔적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아시아나항공 측도 "자세한 정황은 더 조사해봐야 알겠지만 일단은 연기 감지 장치에 오류가 있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연기 감지 경보가 울리면 즉각 소화 기능을 작동시킨 뒤 안전을 위해 회항하는 것이 매뉴얼 상 조치라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아시아나항공 측은 6일 오전 대체 항공기를 현지로 보내 승객들을 목적지로 수송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사고기에 탔던 승객 이창근 씨(IT 사업자)는 연합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비행 중 기장이 '기술적 문제로 근처 공항으로 회항하겠으니 승객들은 침착하게 기다려 달라'는 안내 방송을 하고 얼마 뒤 러시아 공항에 착륙했다"고 전했다.
그는 "착륙 과정에서 눈 때문에 활주로가 미끄러워서인지 비행기가 조금 미끄러지는 느낌은 있었으나 비교적 안전하게 착륙했다"면서 "탑승객 가운데 다친 사람은 없다"고 말했다.
승객들은 여객기가 착륙한 뒤 약 1시간 정도 기내에 머물다 공항 대합실로 이동했으며 이후 대합실에서 다시 약 2시간 정도를 더 기다린 끝에 현지 호텔로 이동했다고 이 씨는 설명했다.
그는 "여객기 승무원들이 대합실에서 러시아 측이 제공한 통역을 통해 현지 당국자들과 대화를 나눴으나 향후 일정 등에 대해 승객들에게 제대로 설명을 해주지 않았고, 기다리는 시간도 너무 길어져 일부 승객들이 항의하기도 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