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도심 쪽방' 다름없는 ‘희망하우징’

입력 2016-12-05 17:44


<앵커>

서울주택도시공사가 대학생 임대주택을 저렴한 가격에 공급하고 있지만 침대도 놓지 못하는 쪽방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주택법에서 정하는 최저주거기준에도 못미치는 것인데, '희망하우징'이라는 이름이 무색할 정도로 초라합니다.

고영욱 기자가 단독 취재했습니다.

<기자>

서울주택도시공사가 대학생에게 공급하는 임대주택인 희망하우징.

보증금 100만 원에 월 25만 원 정도만 내면 살 수 있어 서울시의 대표적인 청년 주거복지정책으로 꼽힙니다.

하지만 실제 찾아가보니 대학생들이 이용하기에는 하숙집보다 못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기자스탠딩>

“문제는 서울주택도시공사의 대학생 임대주택 중 상당수가 주택법에서 정하는 최저주거기준에도 미치지 못한다는 겁니다.”

주택법과 관련 행정규칙에 따르면 최저주거기준은 1인당 전용면적 14㎡, 옛 기준으로 4평을 사용해야 합니다.

하지만 서울 노원구의 한 희망하우징은 이 기준보다도 작은 10.67m²에 불과합니다.

가구도 책상과 의자, 옷장이 전부일 뿐, 침대는 꿈도 꿀 수 없어 맨 바닥에서 잠을 청해야 합니다.

<인터뷰> 희망하우징 입주 학생

“방이 일반 원룸보다 작아서 아쉽기는 하죠. 또 공동시설 같은 것을 관리자가 없이 쓰다 보니까 관리가 안돼서 불편해요.”

그나마 시설이 가장 좋다는 성북구의 희망하우징도 공용공간을 제외하면 14㎡짜리 방에 두 명이 함께 살아야 합니다.

<인터뷰> 서울주택도시공사 관계자

“학생 분들이 이동이 자유로워서 그런지 마음에 안 드시면 얼마든지 다른 주택으로 갈 수 가 있거든요. 그래서 그런 부분(최저주거기준)은 고려가 안됐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주거복지’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좁은 ‘쪽방에 불과한’ 임대주택을 만들어냈다는 비판은 피하기 어려워 보입니다.

한국경제TV 고영욱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