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조사에 뒤숭숭한 재계…'이미지 추락·반기업 확산' 우려

입력 2016-12-05 17:25
수정 2016-12-05 19:02


<앵커>

내일 그룹 총수들에 대한 국정조사와 관련해 산업팀 임원식 기자와 좀 더 자세한 얘기 나눠 보겠습니다.



임 기자, 내로라 하는 기업의 총수들이 한 자리에 모이는 진풍경이 펼쳐지겠군요.



<기자>

출연> 임원식 기자

아무래도 '규모'와 '국민적 관심도'가 워낙 크기 때문에 그렇게 느끼시는 분들 많을 것 같습니다.



'제2의 5공 청문회'라는 수식어까지 나올 정도인데요.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을 비롯해 현대차 정몽구 회장과 SK 최태원 회장, 구본무 LG 회장 등 내일 증인대에 서는 재계 총수가 모두 9명,



재계 총수들을 대상으로 한 청문회로는 역대 최대규모입니다.



지난 주말 집회에 참가한 국민이 전국적으로 232만 명에 이르면서 이번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에 대한 '촛불 민심'이 엄중한 만큼, 이번 청문회에 대한 국민들의 시선 역시 뜨거울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주말도 없이 국정조사 준비를 위해 기업들 분주했다고 하죠. 어떤 분위기들인가요?



<기자>

주말 출근은 물론이고 예상질문과 답변 등 청문회 시나리오 짜느라 기업 대부분이 바빴습니다.



심지어 청문회장 동선 파악에, 리허설 즉 청문회 예행연습까지 한 곳도 있고요.



긴장 속에서 그야말로 총력을 다하는 분위기입니다.



이번 청문회는 온 국민이 생방송으로 지켜볼 예정이어서, 총수의 사소한 말 실수로 오해를 사거나 기업 이미지를 떨어뜨리지는 않을까 노심초사하고 있습니다.



심지어 증인석 자리를 놓고도 기업 관계자들간 신경전이 있었다는 얘기까지 들리는데요.



내일 청문회장 자리 배치도입니다.



증인석 한 가운데가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입니다. 즉 카메라가 가장 잘 받는, 소위 '센터' 자리죠.



이 부회장 바로 옆자리, 즉 카메라가 잘 비추는 자리를 피하기 위해서 기업 관계자들이 안간힘을 썼다는 후문입니다.



증인석 양 끝에는 현대차 정몽구 회장과 GS 허창수 회장, CJ 손경식 회장 자리가 배치됐는데요.



고령인 탓에 화장실을 쉽게 가기 위해서, 행여 있을 지 모를 응급 상황에 대비하고자 배려한 거란 얘기도 들립니다.





<앵커>

기업 별로 내일 국정조사에서 다뤄질 쟁점 사안들은 어떤 것들이 있나요?



<기자>



일단 미르·K스포츠 재단 기금 출연 배경은 공통 질문이 될 겁니다.



지난해 박근혜 대통령과의 독대 과정에서 모금 강제성이 있었는 지가 쟁점인데요.



국정조사의 주 타깃은 삼성 이재용 부회장이 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비율이 적정했는지, 국민연금이 합병에 찬성표를 던진 전후 배경에 대해 의원들로부터 적잖은 질문 세례를 받을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최순실 모녀에게 삼성이 말 구입비 등을 지원한 것으로 밝혀진 만큼 대가성 여부에 대해서도 집중 포화를 받을 전망입니다.



이 소식, 이주비 기자가 전합니다.



[리포트] 국정조사 집중 타깃 '삼성'…국민연금 동원여부 '정조준'





<기자>

박 대통령과의 독대 이후 면세점 사업자 추가 발표가 난 배경을 놓고 신동빈 롯데 회장 역시 질문이 쇄도할 것으로 보이는데요.



70억 원을 K스포츠재단에 냈다가 돌려받은 배경에 대해서도 집중 추궁을 받을 것으로 전망됩니다.



또 SK와 한화, CJ 수장들은 대통령 특별사면을 받는 과정에서 대가성이 있었는 지에 대한 질문 세례가 예상됩니다.



이 소식은 정경준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SK·롯데, 국민정서법 타깃 될까 '노심초사'





<기자>

그런가 하면 청문회 출석에 대한 대비보다 참석 자체를 우려하는 곳도 있습니다.



현대차가 대표적인데요.



팔순인 정몽구 회장이 행여 청문회 도중 건강상 문제가 생길까 걱정이 더 앞선 듯한 분위기입니다.



이어서 조현석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청문회 쟁점보다 '팔순' 정몽구회장 건강이 더 걱정"





<앵커>

최순실 사태에 대한 진실 규명과 잘잘못을 가리는 게 중요한 일이지만,



한 자리에 모인 재계 총수들에게 의원들의 질타가 쏟아지는 것도 그리 좋은 모습은 아닐 것 같습니다.



<기자>

재계가 가장 우려하는 점이 바로 그 부분입니다.



앞서 이들 총수들이 이번 최순실 사태와 관련해 검찰 조사도 받은 상황에서 굳이 온 국민 앞에서 창피를 줘야 하느냐는 지적인데요.



해마다 하는 국정감사, 당장 떠오르는 이미지가 '호통 치기', '윽박 지르기' 잖습니까?



내일 청문회 역시 크게 다르지 않을 거란 추측들이 대부분인데요.



재계는 총수들의 범죄 사실여부가 가려지기도 전에 범죄자로 몰고 공개적인 망신을 줄 것을 걱정하고 있습니다.



기업 이미지 추락은 물론이고 국민들의 반기업 정서 확산으로 이어지지 않을까 우려하는 건데요.



무엇보다 최순실 사태로 경제부처들의 기능과 통제가 사실상 마비된 상황에서 우리 경제의 대외 신뢰도에 심각한 손상이 갈까 우려의 목소리들이 커지고 있습니다.



김보미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한국 대외신인도 하락 우려 '예의주시'





<기자>



우려 만큼이나 억울하다는 재계의 목소리도 들립니다.



한 기업 관계자는 "이번 사태의 핵심 증인인 최순실과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의 출석이 여전히 불투명한데 돈 내라고 해서 어쩔 수 없이 돈 갖다바친 기업인들만 불러다 청문회를 여는 게 과연 형평성이 맞는지 의문"이라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앵커>

하루 앞으로 다가온 재계 총수들의 국정조사 관련해 산업팀 임원식 기자와 얘기 나눴습니다.



임 기자, 수고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