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정석 "도경수 캐스팅됐다는 소식에 기뻤던 이유는.." [인터뷰]

입력 2016-12-04 18:13


'질투의 화신'에서 마초 기자 역으로 시청자의 뜨거운 사랑을 얻은 배우 조정석이 이번에는 막장 인생을 사는 사기꾼 역으로 돌아왔다. 조정석은 여러 작품을 통해 능청스러운 모습과 코믹한 모습, 때로는 로맨틱한 모습을 보여줬다. 영화 '형'에서는 조정석의 잔망스러운 모습을 마음껏 볼 수 있을 예정이다. 최근 조정석을 만나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영화 '형'은 사기전과 10범 형 두식(조정석)과 잘 나가던 유도 국가대표 동생 두영, 남보다 못한 두 형제의 한 치 앞도 볼 수 없는 기막힌 동거 스토리를 그린 코미디 영화다. 조정석은 형 두식 역을 맡았다.

두식은 집을 나가 거리를 전전하며 살아온 소위 '양아치'다. 사기 죄목으로 교도소에 수감돼 있던 중 동생 두영의 실명 소식을 뉴스로 통해 접한 그는 몇 년간 서로 만난 적도 없던 동생을 돌보겠다는 핑계로 가석방을 받고, 감옥 밖에서도 사고를 치고 다니는 인물이다. 조정석은 이런 두영의 면모를 건들거리는 걸음걸이, 화려한 욕설 등으로 살려냈다.

Q. 이 작품을 선택한 이유는 뭔가?

A. 시나리오를 보고 눈물을 흘릴 정도로 감동받았다. 이야기가 재미있어야 나도 재밌게 촬영할 수 있다. 실제로 4남매 중 막내로 자라 두 형님이 있기에 더욱 공감할 수 있었다.

Q. 두식이 캐릭터가 '건축학개론' 납뜩이를 연상시킨다는 반응이 있다.

A. 납뜩이를 생각하면서 고두식을 연기한 건 절대 아니다. 근데 어떤 장면에서는 작가님이 일부러 이렇게 쓰셨나 싶을 정도로 오마주가 됐다. 오마주가 될 수 있게 생각하면서 촬영했다.

Q. 비슷한 역할만 한다는 평가도 나올 수 있을 텐데.

A. 두식이를 보고 납뜩이를 떠올린다면 그건 어쩔 수 없는 일이다. 그렇다고 해서 코믹한 연기를 하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은 안 든다. 내 코미디 연기를 보고 관객이 즐거워한다면 그건 내 장점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납뜩이의 연장선이라는 평가 때문에 코미디 연기를 배제하지는 않을 것이다.

Q. 이번 영화에서 처음으로 도경수와 호흡을 맞췄다. 진짜 형제처럼 얼굴도 닮았더라. 도경수가 동생 역에 캐스팅됐다고 했을 때 어땠나?

A. 경수가 나온 '카트'를 재밌게 봤다. 그래서 캐스팅 소식을 들었을 때 좋았다. 경수는 흡수력이 좋고 감정도 풍부하다. 배우로서의 자질을 잘 갖췄다.

Q. 둘의 호흡은 어땠나?

A. 정말 좋았다. 작품을 하다 보면 아무리 상대 배우가 연기를 잘해도 코드가 안 맞을 수 있는데 그런 게 전혀 없었다. 실제 모습도 정말 착하고 예쁘다.

Q. 박신혜와도 첫 호흡이다. 함께 한 소감은?

A. 워낙 훌륭한 배우라는 걸 알고 있었기 때문에 꼭 함께 해보고 싶었다. 그러다 박신혜가 캐스팅됐다는 소식을 들었는데 정말 좋았다. 박신혜와 가슴 절절한 멜로를 찍어보고 싶은 바람도 있다.

Q. 유독 함께 하는 배우들과 케미가 돋보인다. 비결이 뭔가?

A. 공연을 많이 해서 그런가 앙상블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모든 배우가 다 그렇겠지만 앙상블이 빛날 때 그 캐릭터도 빛이 난다고 생각한다. 연기 대결을 한다는 생각은 전혀 안 든다.

Q. 영화에서 욕을 참 맛있게 하더라. 코믹한 느낌을 준다.

A. 감독님과 어떻게 영화를 만들어 갈 것인가 준비하면서 욕의 수위가 저절로 잡혔던 것 같다. 욕이 너무 세게 들리지 않았으면 하는 조언을 해주셨다. 관람 등급 때문에 수위조절을 한 건 아니고 너무 거칠어지면 안 될 것 같은 시나리오였기 때문이다.

영화 '형'은 24일 개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