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의 비위 의혹과 최순실(60·구속기소)씨의 국정 농단의혹 전반을 수사할 박영수 특별검사가 2일 검찰 수사 결과에 구애받지 않고 원점에서부터 다시 수사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박 특검은 향후 수사 대상·방향과 관련해 "검찰의 수사 기록을 처음부터 다시 보고 원점에서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신속한 수사를 위해 검사 3∼4명을 파견받아 기록검토팀을 구성해 기록 검토에 들어가겠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특검법에 명시된 14개 수사 대상 외에도 기존 사건과 연관·파생되는 사건에 외연을 넓혀 적극적인 수사를 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박 특검은 이 자리에서 '비선 개입' 의혹이 처음으로 제기된 '정윤회 문건 유출 사건'에 관한 수사도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최근 지난 2014년 이른바 '정윤회 문건'을 보도한 이후 3개월 만에 해임된 조한규 전 세계일보 사장이 한 매체와 인터뷰를 통해 "세계일보 내에 있는 특급 정보는 '정윤회 문건' 내용보다 더 충격적"이라고 표현하며, "내 기억으로 문건에 담긴 내용 중 하나는 입법·사법·행정 등 '삼권 분립'이라는 헌정 질서를 뒤흔들 만한 사안"이라고 밝혀 또 한 번 수면 위로 오른 바 있다.
또 박 특검은 당시 서울중앙지검장으로 수사를 지휘한 김수남 검찰총장도 대상이 될 수 있느냐는 물음에는 "필요하다면 해야죠"라며 원론적인 입장을 밝혔다.
또 최씨 입국 이후에도 해외에 머무르는 정유라(20)씨 조사에 대한 강력한 의지도 피력했다.
박 특검은 "정유라씨는 어떻게든 입국시켜 수사해야 한다"며 "방법은 고민이다. 소환 등 절차를 독일 쪽과 잘 얘기해야 한다"며 "그런 것에 대비해서 독일어를 잘 하는 변호사도 알아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형사사법공조는 시간이 많이 걸린다"며 "최순실씨 측을 통해 입국하도록 하는 방안을 다양하게 강구해보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