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I, "한국, 4차 산업혁명 대비 미흡"

입력 2016-12-01 12:44


우리나라는 4차 산업혁명에 대한 대비가 미흡하고 기업가가 활발히 활동할 수 있는 산업 생태계를 만드는데 더욱 노력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이 기획재정부와 함께 1일 웨스틴조선호텔 서울에서 개최한 '제4차 산업혁명과 산업의 융·복합'을 주제로 '2016년 글로벌 산업경제 포럼'에서 이같은 내용이 논의됐다.

이틀간 열리는 포럼에서 발표에 나선 서중해 KDI 선임연구위원은 시장환경, 지식기반, 산업기반, 기업가적 활동, 사회기반시설 및 정책 등 5가지 측면에서 한국의 신(新) 산업혁명 준비성을 미국, 독일, 일본, 중국 등과 비교했다.

서 선임연구위원은 "과도한 규제가 신산업의 저해 요인"이라며 서비스무역의 규제 완화, 노동시장 유연성 강화가 과제라고 밝혔다.

그는 또 한국은 "신기술에 대한 '지식 격차'가 있고 연구·개발(R&D) 정책 역시 근시안적"이라고 지적했다.

산업간 융·복합을 위해 필수적인 선진 비즈니스 서비스나 소프트웨어 경쟁력도 한국이 주요 국가들보다 뒤처진다고 서 선임연구위원은 진단했다.

이와 함께 스타트업 역시 매우 취약하고 현재의 정책체계가 오히려 신경제의 발전을 가로막는 측면이 있다고도 비판했다.

서 선임연구위원은 "신기술을 빠르게 수용하고 확산하기 위해 개방과 협력을 강조하는 지속가능한 산업 생태계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며 "정부는 규제, R&D, 교육 및 노동 정책과 관련해 새로운 정책 디자인을 마련함으로써 신산업혁명을 향한 변화를 이끌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번 포럼에서는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대비할 다양한 방안도 제시됐는데 겐지 구시다 미국 스탠퍼드대 연구교수는 "실리콘밸리에서는 스타트업들이 풍부한 정보기술(IT)자원에 쉽게 접근할 수 있으며, 이 같은 생태계가 빠르게 성장하는 기업들이 활동하기 적합해 IT 혁신의 원천이 된다"고 설명했다.

크고 작은 기업들이 공존하면서도 개방형 혁신과 비밀보장이 가능한 이중적 산업 생태계를 구축해야 한다는 것이다.

형원준 SAP 코리아 대표는 "한국 기업들은 가치사슬을 디지털화하고 비즈니스 모델을 새롭게 구성해나갈 필요성이 생겼다"며 "한국 기업들은 동반자적인 사업 생태계를 구축해 네트워크로부터 창출되는 이점을 극대화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알리스테어 놀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선임정책분석관은 "새 기술의 출현으로 노동시장에서 조정이 불가피하므로 정책 입안자는 이러한 조정에 주목해야 한다"며 "기술을 효율적으로 확산할 기관, 장기적 안목에서 데이터를 축적하는 시스템, 미래예측 프로세스를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포럼에는 김준경 KDI 원장, 김준영 경제·인문사회연구회 이사장, 메리 홀워드-드리마이어 세계은행(WB) 수석자문관, 외르크 오네무스 유럽경제연구센터 정보통신기술부 부소장 등 국내외 전문가들이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