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의 아침7] OPEC, 8년 만에 감산 합의…저유가 쇼크 벗어나나

입력 2016-12-01 13:55
수정 2016-12-01 09:55
석유수출국기구 회원국들이 원유 생산량 감축에 극적으로 합의했습니다. OPEC은 현지시간 30일 열린 정례회의에서 하루 원유 생산량을 현재보다 120만 배럴 줄인 최대 3,250만 배럴 수준으로 조정하는데 합의했습니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8년 만에 첫 감축에 나선 겁니다. OPEC 회원국들은 지난 9월 잠정 합의한 뒤 이란, 이라크, 사우디, 러시아 등 각국의 이해관계가 엇갈려 이번 회담에 진통을 예고했지만, 금융시장은 뜻밖의 선물을 받아들게 됐습니다.

사안의 파장이 워낙 크기 때문에 비OPEC 회원국인 러시아의 푸틴 대통령,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이 직접 나섰고, 사우디에서는 실세인 부왕세자 모하메드 빈살만 왕자까지 나서 세부 사항을 조율해왔습니다.

다만,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란은 이날 회의석상에 앉기 전까지도 구체적인 감산 목표에 큰 이견을 보였습니다. 재정위기 가능성이 고조돼 탈석유 정책까지 나선 사우디아라비아와 달리 이란은 이슬람 종파간 패권 다툼은 물론, 경제 제재의 여파를 복구하기 위해 감산에 소극적이었습니다.

하지만 장기화되고 있는 저유가 기조로 인해, 내년 원유 수요가 회복되기를 기다리는 것보다, 유가를 강제로 끌어올려 재정안정을 기대하는게 빠르다는 인식에 산유국들이 공감대를 형성한 것으로 보입니다.

OPEC 회원국들이 전격 감산에 합의하면서 국제유가는 장중 8% 넘게 올랐습니다. 지난 9월 원유 생산량 감축에 잠정합의한 당시 배럴당 50달러선도 단숨에 넘어설 것으로 보입니다. 국제유가는 연초 20달러까지 하락했으나 이번 합의로 저유가 기조를 벗어날 가능성을 키웠습니다. 금융시장에서는 연말게 60달러선 돌파도 가능하다는 전망까지 내놓고 있습니다.

미국의 트럼프 정부 출범, 기준금리 인상 기조에 더해 유가 상승까지 세계 경제를 둘러싼 환경이 서서히 변하고 있습니다. 오랜 경기부진으로 공급과잉 산업들이 구조조정에 돌입하고, 원유 공급량까지 조절에 나서면서 세계 경기는 내년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 것으로 보입니다.

국제유가 반등이 시작되면 항공, 해운, 자동차 업종에 악재로 작용하게 됩니다. 구조조정이 한창인 전통 산업재, 중후장대 산업은 상대적으로 반등의 기회를 잡을 수 있습니다. 미국의 금리인상이 임박한 가운데 세계 경제 성장을 방해하던 걸림돌, 국제유가 반등까지 이끌어내면서 금융시장이 변화의 기로에 서게 됐습니다. 이슈브리핑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