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기환 전 수석 ‘자해’ 시도...호텔 측 “흉기는 외부에서 반입한 것”

입력 2016-11-30 21:41


해운대 엘시티(LCT) 비리사건으로 검찰 조사를 받던 현기환 전 청와대 정무수석은 29일 오후 10시 부산지검을 나선 직후 부산 부산진구의 한 호텔로 향했다.

17층 일반실로 체크인을 한 현 전 수석은 당초에 하루만 묵을 예정이었지만 30일 무슨 이유에서인지 투숙 기간을 연장했다.

호텔 측은 30일 오후 체크아웃 시간이 됐는데도 아무런 연락이 없어 객실로 전화했더니, 투숙객은 1박 연장을 요청했다.

투숙 이틀째인 이날 오후 6시 30분께 호텔 프런트로 다급한 전화가 걸려왔다.

17층 현 전 수석의 방에서 전화한 남성은 "우리 형이 자해를 했다. 빨리 와달라"고 말했다는 게 호텔 측의 설명이다. 신고자가 누구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호텔 측은 119에 자해 환자가 있다고 신고한 뒤 직원 1명을 객실로 보냈고, 동시에 지하 1층 당직 간호사실에 있던 간호사 1명을 추가로 보냈다.

호텔 관계자는 "객실에는 남성 두 명이 있었는데, 한 사람은 침대에 누워있었다"고 설명했다.

간호사는 침대에 누운 남성의 손목에 지혈을 한 뒤 붕대를 감으며 일반적인 문진 수준의 대화를 주고받았다.

침대, 화장실 바닥, 욕조 등에 혈흔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호텔 측인 이때까지 투숙객이 현 전 수석인지 전혀 몰랐다.

호텔 직원이 객실에 도착한 지 약 10분이 지나 119구급대와 경찰이 도착, 신분증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자해한 남성이 현 전 수석이라는 게 드러났다.

호텔 관계자는 "위독한 상태는 아니었고, 일상적인 대화가 가능했다"며 "평소 매뉴얼대로 대응했고, 경찰이 오고서야 투숙객의 신분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현 전 수석은 119구급대의 들것에 실려 호텔 1층 정문을 통해 병원으로 옮겨졌다.

호텔 측은 현 전 수석이 머문 객실을 보존한 채 외부에 공개하지 않고 있다.

호텔 관계자는 "자해에 사용된 흉기는 호텔에 비치하는 물품이 아니다"라며 "현 전 수석 측이 따로 외부에서 반입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