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교사'서 파격변신 김하늘 "저도 낯설어요"

입력 2016-11-29 21:42


최근 종영한 TV 드라마 '공항 가는 길'에서 풍부한 감성연기를 보여준 김하늘이 이번에는 스크린을 통해 파격 변신을 시도한다.

김하늘은 내년 1월 개봉을 앞둔 영화 '여교사'(김태용 감독)에서 기존의 밝고 건강한 이미지를 벗어던지고 거침없이 욕망을 분출한다

남자 고등학교에서 계약직 여교사로 일하는 효주(김하늘)와 학교 내 '비선실세'인 이사장 딸이자 정교사인 혜영(유인영). 생존을 위해 자존감과 욕망을 포기하며 무미건조한 일상을 살아가던 효주는 자신의 차례인 정교사 자리를 빼앗고 모든 것을 가진 혜영에게 질투를 느낀다. 그러던 중 혜영이 제자인 재하(이원근)와 특별한 관계라는 사실을 알게 되고, 이를 빌미로 혜영이 가진 것을 빼앗으려 한다.

'멜로퀸'으로 불리는 김하늘은 29일 압구정 CGV에서 열린 제작보고회에서 "이번 영화를 촬영하면서 카메라에 잡힌 제 표정이 낯설 때가 많았다"면서 "그동안 사랑받는 역할만 하다가 외면받는 역을 처음 하다 보니 한편으로는 재미있고 느낌이 색달랐다"고 말했다.

영화 속에서 김하늘은 질투심에 사로 집혀 "그만 징징대. 역겨워", "가르쳐줄게. 내가 왜 이러는지"와 같은 대사를 무표정하게 내뱉는다.

김하늘은 2002년 TV 드라마 '로망스'에서 제자와 애틋한 사랑을 하는 여교사로 나온 데 이어 또다시 여교사 역을 맡았다.

김태용 감독은 "배우가 기존에 보여준 이미지를 뒤집는 캐스팅을 하려고 노력했다"면서 "김하늘의 경우 '국민 여교사'라는 이미지와 달리 질투와 욕망에 사로잡힌 캐릭터를 보여주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여교사'는 여성영화 가뭄에 시달리는 충무로에서 최근 '미씽 :사라진 여자'에 이어 두 여배우를 주연으로 내세운 여성영화라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배우 유인영은 모든 것을 다 가진 이사장 딸이자 신입 여교사로 나온다. 좋은 환경에서 맑고 건강하게 자란 그는 실제로 악의는 없지만, 본의 아니게 밉상 짓을 하게 되는 역할이다.

두 여교사는 남자 제자를 사이에 두고 아슬아슬한 긴장 관계를 만들어낸다. 요즘 충무로에 떠오르는 신인 배우 이원근이 무용특기생 재하 역을 맡아 두 교사 사이를 오간다.

이날 공개된 예고편에는 학교에서 여교사와 제자가 성관계를 맺는 장면 등이 적나라하게 그려져 개봉 후 논란을 불러일으킬 가능성도 있다. '여교사'는 청소년관람불가 등급을 받았다.

김 독은 "사람이 가진 열등감이 어느 정도 파국에 이를 수 있는지를 두 여자를 통해 보여주고 싶었다"면서 "이와 함께 계약직, 정규직 등 계급문제를 다루고 싶었고, 이런 문제가 가장 치열한 곳이 학교현장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김 감독은 이어 "이달 초 하와이국제영화제에서도 상영됐지만 다른 논란은 일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김 감독은 전작 '거인'으로 제36회 청룡영화상 신인감독상을 수상하는 등 충무로가 주목하는 감독 중 한 명이다. 탕웨이의 남편이자, '만추' 를 연출한 김태용 감독과는 동명이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