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당이 29일 장고 끝에 '최순실 게이트'의 진상을 파헤칠 특별검사로 검사장 출신의 조승식·박영수 변호사를 각각 선택했다. 지난 17일 국회에서 최순실 특검법이 통과된 지 12일 만이다.
두 사람이 어느 당의 추천을 받았는지는 공식 발표되지 않았지만, 더불어민주당이 조승식 변호사를, 국민의당은 박영수 변호사를 각각 추천한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당의 한 법조인 출신의 의원은 "특검추천 초기부터 당내 법사위원들로부터 조승식 변호사에 대한 추천이 나왔다"며 "검사 시절 강력 사건을 주로 맡아 온 조 변호사의 강직한 성품은 워낙 널리 알려진 데다 대기업과 특별한 관계가 없는 등 한눈팔지 않고 걸어온 법조인 이력이 높은 점수를 받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두 당은 애초 검찰로부터의 독립성을 고려해 판사 출신에 비중을 둔 것으로 전해졌지만, 미리 점 찍었던 대법관 출신 후보들이 대거 고사한 데다 수사의 효율성을 고려해 결국 모두 검찰 출신으로 낙점했다.
국민의당 핵심관계자는 "방대한, 살아있는 권력을 운용해야 하니 통솔력을 고려할 때 검찰 출신이 낫지 않느냐는 의견이 있었다"고 전했다. 다른 관계자는 "박영수 변호사가 상당히 균형감이 있고 괜찮은 분으로 안다"고 말했다.
민주당 기동민 원내대변인은 브리핑에서 "두 분 모두 강직한 성품에 뛰어난 수사 능력을 높이 평가해 추천하게 됐다"면서 "어떤 외압에도 흔들리지 않고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의 제반 의혹에 대해 수사를 잘할 수 있는 분들이 첫 번째 선택 요건이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새누리당 민경욱 원내대변인은 29일"정치적 시각이나 정파적 논리에서 벗어나 엄정하고 공정한 수사를 통해 조속히 실체적 진실을 밝혀내 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민 원내대변인은 서면브리핑에서 "이번 특검은 추천 권한을 야당이 행사한 드문 사례이고, 사상 최고로 막강한 사법적 권한이 부여된 상황"이라며 "따라서 이번 특검은 가장 객관적이고 공명정대한 자세로 진상규명에 나서야 하는 책무가 부여되어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로써 그동안 야당이 주장해왔던 요구사항들은 받아들여졌다"면서 "이제 야당도 현 국정 혼란 상황을 두고 여소야대의 힘과 촛불 민심 등에 기대기보다 질서있는 국정 수습에 적극적으로 나서주기를 당부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