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이 29일 오후 2시 30분께 청와대에서 제3차 대국민담화를 발표하고 "대통령직 임기 단축·진퇴 국회 결정에 따르겠다"고 밝혔다.
카메라 앞에 등장한 박 대통령은 이날 "이 자리에서 저의 결심을 밝히고자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박근혜 대통령은 '최순실 게이트'를 비롯한 각종 파문에 관한 사과의 뜻을 재차 밝히면서도 자신은 사익을 추구하지 않았고, 개인적 이익도 취하지 않았다고 선을 그었다.
특히 검찰의 대면조사를 사실상 거부한 것을 의식한 듯 "이번 사건에 대한 경위는 가까운 시일 안에 소상히 말씀을 드리겠다"고 밝혔다.
박 대통령은 3차 대국민담화에서도 질의응답은 받지 않았다. 박 대통령은 취재진을 향해 "(앞서) 여러가지 말씀을 드렸기 때문에 (질문은) 다음에(하시라)"라며 "시일 안에 여러 경위에 대해서 소상히 밝히겠고, (질의응답도) 그때 하시면 좋겠다"고 말했다.
박근혜 대통령 대국민담화 전문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저의 불찰로 국민 여러분께 큰 심려를 끼쳐드린 점 다시 한 번 깊이 사죄 드립니다.
이번 일로 마음아파 하시는 국민 여러분의 모습을 뵈면서 저 자신 100번이라도 사과를 드리는 것이 당연한 도리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런다 해도 그 큰 실망과 분노를 다 풀어드릴 수 없다는 생각에 이르면 제 가슴이 더우 무너져 내립니다.
국민 여러분, 돌이켜보면 지난 18년 동안 국민 여러분과 함께했던 여정은 더없이 고맙고 소중한 시간이였습니다. 저는 1988년 처음 정치를 시작했을 때부터 대통령에 취임하여 오늘 이 순간에 이르기까지 오로지 국가와 국민을 위한 마음으로 모든 노력을 다해왔습니다.
단 한 순간도 저의 사익을 추구하지 않았고 작은 사심도 품지 않고 살아왔습니다. 지금 벌어진 여러 문제들 역시 저로서는 국가를 위한 공적인 사업이라고 믿고 추진했던 일이었고, 그 과정에서 어떠한 개인적 이익도 취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주변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한 것은 결국 저의 큰 잘못입니다. 이번 사건에 대한 경위는 가까운 시일 안에 소상히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국민 여러분. 그동안 저는 국내외 여건이 어려워지고 있는 상황에서 나라와 국민을 위해 어떻게 하는 것이 옳은 길인지 숱한 밤을 지새우며고민하고 또 고민하였습니다.
저는 이 자리에서 저의 결심을 밝히고자 합니다. 저는 제 대통령직을 임기단축을 비롯한 진퇴 문제를 국회의 결정에 맡기겠습니다. 여야 정치권이 논의하여 국정의 혼란과 공백을 최소화하고 안정되게 정권을 이양할 수 있는 방안을 만들어 주시면 그 일정과 절차에 따라 대통령직에서 물러나겠습니다.
저는 이제 모든 것을 내려 놓았습니다. 하루 속히 대한민국이 혼란에서 벗어나 본래의 궤도로 돌아가길 바라는 마음 뿐입니다. 다시 한 번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며 대한민국의 희망찬 미래를 위해 정치권에서도 지혜를 모아주실 것을 호소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