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암에 걸리면 수술비와 입원비 등으로 많은 치료비가 들어갈 뿐만 아니라, 수입이 끊겨 생계 자체가 곤란한 상황이 발생하기도 합니다.
국민연금 가입자의 경우 질병이나 부상 등으로 생계에 어려움을 겪을 때 국민연금공단에서 지원하는 장애연금 제도가 있는데요.
암 환자의 경우 장애판정까지 최소 1년 7개월이 걸려 사후약방문이란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문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지난해 암으로 사망한 환자 수는 약 27만명.
지난 2007년 이후 사망자는 지속적으로 늘고 있고, 같은 기간 동안 신규 암 환자수도 56%나 증가했습니다.
최근 조사에 따르면 암 환자들의 평균 치료비는 2,800만원 수준으로, 환자들은 정신적·육체적 고통보다 경제적 문제로 인한 '메디컬푸어'에 대한 두려움이 더 큰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하지만, 국민연금공단의 장애연금 지원은 최소 1년 7개월 이후부터 이뤄지는 등 이들에 국가의 생계 지원은 요원한 상태.
국민연금법상 가입자는 암이 처음 진단된 날부터 1년 6개월이 지난 후 장애연금을 신청할 수 있고, 장애 판정까지 한 달을 더 기다려야 합니다.
지난 2011년 주무부처인 보건복지부가 중증 암 환자들을 대상으로 장애정도 결정 시기를 6개월로 단축했지만, 이 조건에 맞는 환자는 '치료 불가능'과 '종일 누워있는 상황'이라는 두 가지 조건을 충족해야만 합니다.
<인터뷰> 보건복지부 관계자
"(암) 4기 정도가 되면 모두 1급 상태가 되는 거구요. (이외의 경우는) 다른 장기로 전이가 안된 경우가 많지 않습니까.
이런 경우에는 1년 6개월 경과를 지켜봅니다."
사실상 말기 암 환자 이외에는 생계가 끊겨도 연금을 신청할 수 없는 겁니다.
<인터뷰> 김영근 한국장애인협회 기획정책국장
"장애연금은 1년 6개월 이라는 시간을 두고 있는데, 이 시간 동안 장애로 인해 발생하는 의료비와 생활비가 현실적으로 다가오는 것이 문제입니다.
진행중인 장애에 대해 조기 수급이 가능해져야 합니다."
더구나 암 등 질병으로 장애연금을 신청하더라도 국민연금이 정한 판정기준을 통과하는 것이 쉽지 않습니다.
실제로 지난 4년 동안 장애연금을 수령한 환자는 단 191명으로 전체 신청자 1,167명의 16%에 불과합니다.
<인터뷰> 정재욱 보건복지부 연금급여팀 팀장
"향후에 1년 6개월에서 더욱 단축하는 것에 대해서는 관련 전문가들과 심도있게 검토하겠습니다. 장애연금 수급자들에게 혜택을 부여하는 입장에서 볼 때 판정하는 시점을 당길 필요성은 느끼고 있습니다."
1년 7개월.
복지부와 국민연금공단의 늑장 판정 기간 동안 암 환자들은 '메디컬푸어'로 내몰리고 있습니다.
한국경제TV 이문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