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민 집회, 곳곳서 경찰과 마찰....트랙터 시위 집회는 사실상 ‘무산’

입력 2016-11-25 21:21


농민 집회가 곳곳에서 경찰과 충돌을 일으켰다. 광화문을 향하던 트랙터 시위는 봉쇄됐다.

전국농민회총연맹(전농)의 상경집회가 허용됐지만 일부 농민들이 트랙터를 화물차에 싣고 고속도로 진입을 시도, 경찰이 저지하면서 곳곳에서 마찰이 빚어졌다. 이로 인해 25일 오후 5시 예정된 상경집회는 사실상 무산됐다.

이날 오후 8시 현재 농민 60여명은 경기 안성IC 앞에서 경찰과 대치하고 있다.

경찰은 일부 농민들이 화물차에 트랙터를 싣고 고속도로에 진입하려고 해 이를 저지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농민들이 탄 일부 화물차에서 기름통이 발견돼 위험물로 판단하고 있다"며 "트랙터를 싣고 상경하는 것은 트랙터가 시위에 활용될 것으로 보고, 법원 판단을 근거로 고속도로 진입을 막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법원은 경찰이 불허한 전농의 상경집회를 이날 오후 허용했다.

다만, 트랙터나 화물차 등을 운행하거나 주·정차하는 것은 제한했다.

이에 따라 경찰은 트랙터를 비롯, 시위용 도구 등 위험한 물건만 지참하지 않으면 무리 지어 이동하더라도 저지하지 않는다는 방침을 세웠다.

경찰 관계자는 "법원 결정에 따라 무리를 이어 이동하는 농민들도 막지 않기로 했다"며 "위험한 도구를 지참하거나, 교통에 특별한 방해를 주지 않는 한 상경을 허용한다"고 전했다.

이날 오전부터 농민들은 안성종합운동장 등에 트랙터 9대와 화물차 100여대 등에 나눠 타고 집결, 상경하기로 했다.

트랙터는 오후 전남에서 1대 더 합세해 총 10대가 됐다.

농민들은 트랙터를 화물차에 싣고 고속도로를 통해 상경을 시도, 이미 2대는 서울로 진입했고 나머지는 안성IC 등에서 경찰과 대치 중이다.

경부고속도로 양재IC를 통해 서울로 진입하던 농민 7명은 경찰과 마찰을 빚어 교통방해 혐의로 연행됐다.

전농 관계자는 "법원은 트랙터를 집회에 사용하지 못하게 했을 뿐, 상경 자체를 금지한 것은 아니다"라며 "트랙터는 농민에게 있어 가장 중요한 농기계로, 갈아엎는다는 상징성이 있는 만큼 서울까지 가져가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시위에 활용하지 못하더라도 가져가는 동안 국민들에게 트랙터의 상징성을 홍보할 수는 있을 것 아니냐"며 "우리는 법원 결정에는 따르겠다"고 부연했다.

아울러 "오후 5시 예정된 상경집회는 사실상 무산됐다"며 "하지만 내일이든 모레든 계속해 투쟁을 이어갈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경찰은 만일의 사태에 대비, 평택대 3개 중대, 안성IC 6개 중대, 죽전휴게소 6개 중대, 오산IC 1개 중대, 남안성IC 1개 중대, 서해안고속도로 화성휴게소 1개 중대 등 총 18개 중대 1천400여명을 배치했다.

전농은 이날 오후 5시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앞 세종로소공원에서 농민 1천여명이 참여하는 '전봉준 투쟁단' 농민대회를 열 계획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