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풍 시달리는 KB손보 ··양종희 리더십 '치명상'

입력 2016-11-25 09:08
수정 2016-11-25 09:39
<앵커>

성과연봉제 강행 속에 KB손해보험의 노사갈등이 갈수록 더 깊어지고 있습니다.

노조 간부 불법사찰 논란까지 불거지면서, 양종희 사장의 리더십이 최악의 위기를 맞고 있습니다.

김민수 기자입니다.

<기자>

KB손해보험의 노사 갈등이 악화일로를 걷고 있습니다.

'임금피크제' 때문에 2년치 임금협상도 못끝낸 상황에서, 회사 측이 성과연봉제까지 강행하려 하자 직원들은 강하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박태완 KB손해보험 노조위원장

"백번을 양보해서 2015년, 2016년 같이 협상할 수 있다. 그렇지만 2016년에는 조건이 또 하나 있다. 성과급제 확대, 성과연봉제 도입을 전제로 하자는 거기 때문에 조합은 대화로 풀 수 없다"

이러한 갈등의 중심에는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의 최측근 양종희 사장이 있습니다.

양종희 사장은 '임금피크제'를 두고, 보험업계 평균에 크게 못미치는 KB금융지주의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면서 사태를 키웠습니다.

또 지난 7월에는 돌연 노조와의 협상중단을 선언하면서 갈등의 불씨를 당겼습니다.



직원들은 자신들의 수장인 양 사장이 KB손해보험이 아닌 지주사의 입장을 대변하고 있다며 강한 불만을 털어놓고 있습니다.

<전화인터뷰> KB손해보험 관계자

"KB손해보험 사장이면 손보 이익에 우선해야 하는게 맞다. 손보 주주들을 위해서 일을 해야 한다. 그런데 지주 쪽에 올인된거 아닌가. 지주의 방침을 너무 지킬려고 한다. 왜 지주의 성과에 직원들이 희생양이 되어야 하는냐?"

여기에 회사 측이 노조관계자를 사찰했다는 의혹까지 불거지면서 노사 관계는 더욱 악화되고 있습니다.



업계에서는 양종희 사장이 임원으로 큰 조직을 이끈 경험이 적어 조직관리에 문제를 드러낸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하지만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이 연임을 위해 무리하게 성과연봉제를 추진하면서, 계열사들이 흔들리고 있다는 분석이 더 지배적입니다.



같은 계열사인 KB국민카드 역시 노조와 합의 없이 성과연봉제를 강행하면서 큰 내홍을 겪고 있습니다.

KB손해보험 노조가 이제 양종희 사장이 아닌 윤종규 회장을 정조준하고 있는 이유입니다.

한국경제TV 김민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