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가계가 짊어진 빚이 급증세를 멈추지 않으면서 지난달 말 현재 드디어 1,300조원을 넘어섰다.
정부가 가계부채의 연착륙을 위해 여신심사 가이드라인을 비롯한 각종 대책을 내놓았지만 3분기 2금융권의 가계대출이 사상 최대인 11조원 넘게 폭증하는 등 이른바 '풍선효과'가 더욱 커진 데 따른 것이다.
<연합뉴스 DB>
한국은행은 3분기 말 현재 가계신용 잔액이 1,295조 8천억원으로 집계됐다고 24일 발표했다.
한은이 가계신용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2002년 4분기 이래 잔액기준으로는 최대 규모로 9월 말 가계신용 잔액 1,295조 8천억원에 10월 중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만 7조5천억원 늘어난 점을 감안하면 10월 말 현재 가계신용 잔액은 1,300조원을 훨씬 넘어선 것이 확실시된다.
가계신용은 가계가 짊어진 빚이 얼마나 되는지를 보여주는 통계로 가계가 은행이나 보험, 대부업체, 공적금융기관 등 금융회사에서 받은 대출뿐 아니라 결제 전 신용카드 사용액과 할부금융 등 판매신용까지 합친 금액이다.
3분기 말 가계신용 잔액은 2분기 말 1,257조 6천억원보다 38조 2천억원(3.0%) 증가했다.
3분기의 가계신용 증가액은 2분기 증가액 33조9천억원보다 4조 3천억원 많은 수준이며, 사상 최대였던 작년 4분기 증가액 38조 2천억원과 비슷한 규모다.
작년 3분기 말의 가계신용 잔액 1,164조 9천억원과 비교하면 1년 새 130조9천억원(11.2%)이나 급증한 것으로 1년간 증가액 130조 9천억원도 사상 최대다.
판매신용을 제외한 가계대출은 3분기 말 잔액이 1,227조 9천억원으로 2분기 말보다 36조2천억원(3.0%) 늘었는데 작년 4분기 36조5천억원에 이어 2번째로 큰 규모다.
금융권별로는 예금은행은 3분기 말 잔액이 603조9천억원으로 2분기 말보다 17조2천억원이나 늘면서 600조원 선을 돌파했다.
은행의 주택담보대출은 3분기 중 13조4천억원 증가해 잔액이 433조6천억원을 넘어섰고 기타대출은 170조4천억원으로 3분기 중 3조8천억원 늘었다.
저축은행, 새마을금고, 농협, 신용협동조합 등 비은행 예금취급기관의 가계대출은 3분기 말 현재 277조7천억원으로 2분기 말보다 11조1천억원이 급증,분기 기준 사상 최대의 증가 폭을 기록했다.
대출심사 강화로 은행의 대출을 받기 어렵게 된 가계가 상대적으로 대출금리가 높은 2금융권에 몰렸다는 것이 주된 분석이다.
이같이 금리가 높은 2금융권의 대출이 늘어남에 따라 앞으로 금리가 오르면 이들 가계의 이자 부담이 커질 것으로 우려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