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전 연설 비서관 강원국 씨가 고 김대중, 노무현 전 대통령의 연설문 스타일을 언급했다.
23일 방송된 JTBC '말하는대로'에 출연한 강원국 씨는 김대중 전 대통령부터 노무현 전 대통령까지 2대 대통령을 모시며 겪은 일화를 털어놨다.
강원국 씨는 "청와대 연설 비서관은 3D 업종"이라며 "매일 골방에 앉아서 글만 쓰고 대통령께 혼나는 자리"라고 입을 열었다.
강원국씨는 김대중, 노무현 전 대통령의 연설문 스타일이 "전혀 다르다"고 표현했다.
그는 "김대중 대통령은 종이에 꼼꼼하게 다 고쳐주는 스타일"이라며 "초안이 손을 못 댈 정도로 엉망이면 육성으로 녹음한 카세트 테이프를 내려주셨다"고 설명했다.
특히 "소위 '폭탄'이라고 불리는 이 테이프를 받으면 사약 받는 기분으로 (받는다). 한 일주일 동안 죄인처럼 지내야 했다"면서도 "그걸 절대 다시 쓰라고 하시지는 않는다. 본인이 책임지고 끝까지 마무리 하셨다"고 회상했다.
반면 "노무현 전 대통령은 같이 앉아서 토론하고 수정하는 스타일"이라고 말한 강원국씨는 "(노 대통령은) 말을 해야 생각이 나고, 그래야 생각이 발전한다는 주의였다"고 털어놨다.
다만 "(노 대통령에게) 5년 내내 혼났다. 혼내실 때면 항상 '이 시간도 가겠지'라고 생각했었다"며 힘들었던 적응기를 고백하기도 했다.
또 강원국씨는 "(노 대통령이 나를) 자르라고 10분 가까이 욕한 녹음본을 부속실에서 참고하라고 보냈다"며 아픈 기억을 꺼내놓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