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고등학교 학생들이 신입생 모집을 앞두고 직접 제작한 학교 홍보영상이 인터넷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구리여고 공식 홍보영상 '여고앤룰렛'이란 이름으로 유튜브에 오른 동영상이 게재된 지 약 3주 만인 23일 현재 조회수 67만여 건을 기록했다.
영상은 걸그룹 '레드벨벳'의 '러시안룰렛'의 제목과 가사를 빌려와 찍었다. 학생들만이 아니라 교사들도 참가해 선글라스를 쓰고 어색한 춤동작 등을 선보인다.
개사한 가사에는 학생들의 솔직한 고민과 현실을 재치 있게 담았다.
"여름 바지 허용 완전 행복해" "풀메(풀 메이크업) 대신 쌩얼(민낯)이지" "다양한 덕후(마니아)들이 모여" "여고는 내신 따기 어렵다고 고민하지" 등이다.
영상을 본 누리꾼들은 "진심 가고 싶어졌다" "너무 잘 만들었다" 등 뜨거운 반응을 내놨다.
이 영상은 교사나 전문가의 도움 없이 학생들이 스스로 기획·촬영·편집까지 했다는 점에서 더 관심을 끈다.
영상 감독을 맡은 교내 동아리 프루프(PROOF) 기장 이한울(16·고2) 양은 "친구들의 많은 도움을 받아 쉬는 시간과 점심시간만을 이용해 2주 만에 완성한 영상"이라고 소개했다.
학교 자랑을 해달라는 요청에 이 양은 "아주 자유로운 분위기이고 학생들이 다양하게 의견을 나누는 걸 중시한다"라며 "여고라서 화장도 안 해도 되고 학업에만 열중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곧바로 "남학생이 없다는 것은 단점"이라며 "벚꽃이 피면 다른 학교 학생들은 남녀가 같이 보러 가는데, 우리는 우리끼리 치킨 싸들고 간다"며 까르르 웃었다.
구리여고는 고교 비평준화 지역인 구리 시내에서 유일한 여자고등학교다.
이 양은 다큐멘터리를 찍는 시사교양 방송 PD가 되는 것이 꿈이다.
영상들은 유튜브(https://www.youtube.com/watch?v=KMO7tWfbgL8)에서 감상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