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환의 시선 <우리 돈>

입력 2016-11-22 13:10


[증시라인 11]

[김동환의 시선]

출연 : 김동환 경제 칼럼니스트 / 경희대학교 국제지역연구원 객원연구위원

오늘 김동환의 시선이 머무는 곳은 '우리 돈' 입니다.

최순실 국정 농단 사건의 여파가 자본시장에까지 영향을 주고 있습니다. 작년에 있었던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간의 합병에 있어 국민연금이 합병 찬성을 한데에 청와대와 복지부 장관이 합병에 찬성하도록 압력을 넣었나 하는 의혹이 본격적으로 제기가 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오늘 아침에 한 신문이 당시 이 합병을 의결한 투자위원회의 회의록을 공개한 바에 따르면 회의 때 의견을 개진한 국민연금 운용본부의 실무 팀장 상당수가 합병에 반대를 했고 찬성한 팀장마저도 삼성 측이 제시한 합병비율은 삼성물산에 다소 불리하다는 의견을 낸 걸로 나와있습니다.

더구나 삼성이 내놓은 합병비율을 적용하면 국민연금이 자체 산출한 적정비율보다 3,400억 원 이상 손해가 나는 데 찬성을 했다는 것도 회의록을 통해서 알 수 있습니다.

삼성이 제시한 시너지 효과에 관한 내부 실무팀장들의 의견도 대부분 너무 낙관적이라는 의견이거나 합병의 시너지를 근거로 현재의 기업가치를 긍정적으로 평가해 합병비율을 정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는 의견을 개진했던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물론 투자위원회의 정족수 12명 중 8명의 찬성으로 안건이 통과됐는데 무슨 소리냐고 할 수 있습니다만 회의를 앞두고 두 명의 투자위원회 멤버가 교체됐다는 정황이 들어났는데, 하필이면 교체되어 나간 두 명이 삼성물산의 합병 한달 전에 있었던 SK와 SK C&C의 합병을 부결 시켰을 때의 투자위원회 멤버였던 걸로 알려져 의혹이 더 커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가정이지만 교체된 두 명이 반대표를 던졌다면 6대6으로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은 국민연금 내부 회의체를 통과하지 못했을 수도 있다는 얘기가 됩니다.

물론 지금까지 드린 말씀은 최근에 언론이 문제 제기하는 바를 정리해 드린 데 불과합니다. 다만 왜 이렇게 중요한 합병에 대한 의결권 행사를 외부 전문가로 꾸려진 의결권 행사 전문위의 의견을 듣지 않고 투자위원회의 의결만으로 결정을 했는지도 규명해야 할 사안입니다.

국민연금은 우리 국민들이 노후를 위해 십시일반 갹출해 내서 국민연금 운용본부에 운용을 맡긴 그야말로 우리 돈입니다. 이번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이 정말 우리 사회에 안 뻗친 분야가 없을 정도로 비리의 종합선물 세트 같은 상황이라 모든 국민들이 경악해 하고 있지만 국민의 입장에서 보면 이 국민연금의 합병 결정과정에 정말 외압이 있었고 그 외압으로 인해 해서는 안될 의결권의 행사가 있었다면 이 사안이 어떤 것에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의 가장 중요한 비리라고 생각합니다. 철저히 규명해야 합니다.

올해 내내 이 국민연금의 기금운용을 두고 자본시장 내에 말들이 얼마나 많았습니까? 또 이제 전주로 이전을 하는 국민연금에서 이탈하는 운용인력이 줄을 잇고 있다는 소식도 접하고 있습니다. 500조 원이 넘는 국민의 돈을 운용하는 기금운용본부가 자본시장엔 전혀 전문성이 없는 보건복지부 장관의 지휘를 받고 국민연금 이사장 역시 보건이나 복지 전문가 혹은 정치권 인사의 보은 인사로 채워져 왔다는 것도 차제에 개선해야 할 문제입니다.

국민연금의 운용수익률을 1%만 올리면 5조 원이상의 국민의 노후자금이 불어납니다. 우리 국민들이 공평하게 5조 원을 더 걷으려면 얼마나 많은 사회적 비용이 들겠습니까?

단기 수익률에 일희일비할 필요는 없습니다만 우리의 노후 자금을 관리하는 이 국민연금의 장기 수익률을 높이는 길은 바로 철저히 독립적이고 투명한 운용조직과 전문적인 관리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첫 걸음일 것입니다. 우리 돈 우리가 지켜야 합니다.

지금까지 김동환의 시선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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