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파장' 은산분리·특례법 이견 여전‥인터넷銀 '안갯속'

입력 2016-11-21 16:38


국회가 인터넷전문은행에 한해 은산분리 규제를 완화하는 내용의 법안 심사에 착수했지만 여야간·의원들간 의견차가 확연해 ICT기업 주도의 인터넷은행 연내 출범이 막판 고비를 맞고 있습니다.

은산분리 완화 자체에는 부정적인 기류가 여전하지만 지분 34%를 허용하는 특례법의 경우 보완방안, 적용 자체 여부 등 이견이 충돌하고 있어 관련 법안의 조속한 처리에 난항이 예상됩니다.

21일 국회 정무위와 금융권 등에 따르면 국회 정무위원회는 이날부터 오는 24일까지 나흘 동안 법안심사소위를 열고 인터넷은행과 관련한 은행법 개정안 등 경제·금융 법안 심사에 착수했니다.

현재 금융개혁의 일환으로 인터넷은행 출범을 추진중인 금융당국과 해당 사업자인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는 연내 법안 통과를 전제로 본인가 승인과 제출, 출범을 준비중이지만 현재 상태로는 반쪽 영업, ICT기업 주도의 인터넷은행 출범이 불투명한 상황입니다.

현행 은행법 하에서는 ICT기업 즉 산업자본이 보유할 수 있는 의결권 있는 은행 지분율이 4%까지로 제한되고 있습니다.

국회 정무위 관계자에 따르면 법안심사 소위에서는 여당과 야당측 의원들이 발의한 인터넷전문은행 관련 법안을 심사했지만 소위 의원들간 견해차로 결론을 도출하지 못했습니다.

특례법을 발의한 의원 측에서는 인터넷전문은행이 제역할을 할 수 있도록 인터넷은행에 한해서만 지분을율 의결권 기준으로 50%까지 확대해야 한다는 견해와 34%까지 늘려줘야 한다는 견해, 은산분리 자체·특례법도 적용해서는 안된다는 의견들이 엇갈린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국회 정무위 법안소위가 24일 열리게 되는 가운데 의원들간 이견을 좁히거나 절충안 등이 나오지 않으면 은산분리 완화·특례법 적용 등을 통한 ‘완전체 인터넷은행’의 연내 출범은 사실상 물건너가게 됩니다.

여전한 이견 속에 최순실발 정국 불안, 탄핵 정국 등 정치권이 격량에 휩싸이면서 인터넷은행 출범과 관련된 관련 법안 처리가 후순위로 밀리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여전합니다.

금융당국과 인터넷은행 측은 “정국이 어수선하지만 인터넷은행의 출범과 온전한 영업, 기존은행들과의 경쟁을 위해서는 반드시 필요한 만큼 막판까지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온전한 인터넷은행 출범을 위한 필수 조건인 은산분리 완화·특레법은 최순실발 국정농단에 케이뱅크 사업자 선정 연계설까지 불거지며 절충안 을 찾기가 쉽지 않다는 우려도 나옵니다.

지난 16일 정무위 소속 심상정 정의당 의원이 전체회의에서 케이뱅크의 경우 예비인가 과정에서 마감 2주전에 부랴부랴 합류했음에도 불구하고 기존에 유력했던 인터파크 컨소시움을 제치며 사업자로 선정됐고 검찰 조사를 받고 있는 차은택 씨의 개입·인사청탁 의혹 등을 제기하며 논란과 의혹이 사그러들지 않고 있는 이유에서입니다.

금융위원회는 수장인 임종룡 위원장이 직접 나서 “인터넷은행 예비인가 과정에서 외압·개입은 없었다”며 “최순실과 인터넷은행은 무관하다”며 의혹을 일축한 바 있습니다.

임 위원장은 이어 “이제 인터넷은행들이 본인가 받아서 영업을 하려고 하는 데 요즘 (최순실 게이트와 관련해) 온갖 의구심이 더해지고 있기 때문에 지적은 할 수 있겠지만 근거없는 이야기가 전해져 인터넷은행 영업에도 출범에도 타격을 입는다면 굉장한 문제일 것”이라며 우려를 나타냈습니다.

정무위 법안소위 의원들간, 여야간 이견에 최순실 사태 연계설마저 불거지며 인터넷은행 출범의 전제조건인 은산분리·특례법 통과는 일단 첫 발을 내딛기는 했지만 이전보다 여의치 않아졌다는 것이 국회와 금융권 안팎의 분위기입니다.

현재 지난 9월 금융위에 본인가를 신청해 놓은 케이뱅크는 연내 출범을 목표로 막바지 점검을 진행중이며 카카오뱅크는 다음달 본인가 신청 이후 내년 상반기 정식 출범을 목표로 준비작업이 한창입니다.

21일 개시된 법안심사 소위는 법안 심사와 관련해 24일까지 나흘 동안 절충안·합의점 찾기 작업을 진행하게 되며 만일 입장차를 좁히지 못할 경우 추가적인 소위 일정을 잡아 재논의하는 방안도 거론되고 있습니다.

여야가 제반 과정을 거치고도 합의에 이르지 못하면 논의 자체가 내년으로 넘어갈 가능성이 적지 않아 ICT기업들이 주도하는 인터넷은행의 출범, 정부 당국이 구상중인 이들 은행의 출현을 통한 기존 은행들과의 경쟁, 금융혁신도 이번주 법안 소위에서의 논의가 어느정도 진전되느냐에 따라 그 윤곽을 잡게 될 전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