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치훈 9단 패했다...일본판 '알파고'에 2차전서 져 1승 1패

입력 2016-11-21 07:29


일본에서도 조치훈 9단(60)이 인공지능(AI)과의 대결 2차전에서 패배하는 일이 발생했다.

NHK에 따르면 조치훈 9단은 이날 도쿄 시내 한 호텔에서 열린 바둑 소프트웨어 '딥 젠 고'(Deep Zen Go)와의 대국에서 179수 만에 불계패를 당했다.

일본에서 핸디캡 없이 AI가 프로 바둑기사와 대국을 펼쳐 승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딥 젠 고는 소프트웨어 개발자와 도쿄대학의 연구자 등이 세계 최고 수준의 바둑 AI를 목표로 개발한 프로그램이다. 이세돌과 승부를 겨뤘던 알파고처럼 스스로 학습하는 '딥 러닝(Deep Learning)' 기술을 채용했다.

이날 열린 대국은 전날에 이어 두 번째 열린 것이었다. 3차 대결은 23일 열린다.

조 9단은 전날 열린 제1국에서는 3시간 반, 223수 만에 불계승을 거뒀다. 제1국에서 조 9단은 초반 고전을 면치 못하다가 종반 들어 딥 젠 고의 실수를 파고들어 역전에 성공했다.

조 9단은 일본 역대 최다 타이틀(74개) 보유자로, 일본 바둑계 최고 권위인 '명예 명인'이다. 1968년 일본기원 사상 최연소인 11세 9개월에 입단한 뒤 주로 일본에서 활동을 펼치고 있으며, 한국 바둑계에서도 전설로 불린다.

조 9단은 대국 후 "(오늘) 내 바둑이 형편없었다. 지나치게 이기려고 한 경우가 있었다"며 "좀 더 가볍게 바둑을 뒀어야 했다"고 패인을 분석했다.

딥 젠 고 개발팀의 가토 히데키씨는 "감개무량하다. (패했던 어제에 비해) 프로그램의 생각할 시간을 1.6배 길게 한 것이 효과가 있었다"며 "더 개선해서 최종국에 임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