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① 기업들 발빼기 움직임...'사면초가' 빠진 혁신센터

입력 2016-11-21 16:38
수정 2016-11-21 16:55
<앵커>

박근혜 정부의 역점사업인 창조경제혁신센터가 '최순실 게이트'로 논란을 빚고 있는데요.

수 천억원대의 돈을 투자하며 창업 생태계를 구축하겠다고 나섰지만 최근에는 입주기업들에게도 외면받는 실정입니다.

창조경제혁신센터의 실상을 유오성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인천 송도에 위치한 혁신센터를 직접 찾아가 봤습니다.

회의실은 텅 비어있고, 상담을 위해 마련된 창구엔 직원조차 앉아있지 않습니다.

이 곳 관계자는 회의나 행사가 있을 때만 공간을 사용하다보니 평소엔 이용자가 적을 수 밖에 없다고 말합니다.

<녹취> 창조경제혁신센터 관계자

아직은 특화부분 물류부문 기업들이 많지가 않아요. 한 두 기업들이 들어와있는데..

하지만 이 곳을 매일 드나드는 외부 직원에게 물어보자 늘 비어있다는 대답이 돌아옵니다.

<녹취> (여긴 늘 사람이 없는 곳인가요?) 네. (상담을 받으러 왔는데 사람이 너무 없어서요.) 없어요. (원래?) 네.

<스탠딩> 유오성 기자

지난해 1,600억원에 달하는 펀드를 조성하며 시작한 인천창조경제혁신센터가 이렇게 무관심 속에 방치된 이유는 전담기업인 한진그룹의 지원이 대폭 줄어들면서 입주하려는 기업들이 서울 등 다른 지역으로 옮겨갔기 때문입니다.

<인터뷰> 창업보육기관 관계자

"한진 쪽에서 돈을 거의 안내놓는다고 그러더라고요. 대한항공이나 한진에서 한진사태가 있으니까 돈을 못 내놓죠."

창조센터는 전담기업들이 낸 자금으로 입주기업들에게 사업비를 지원하는데 이렇게 자금지원이 어려워지면 사실상 제기능을 발휘하지 못하는 겁니다.

<인터뷰> 인천창조센터 입주기업

"한진 쪽 사정이 안좋으니까. 내년도 계획이라든지 다음달 계획이 있어야 되는데 그런게 전혀 안되고 있습니다. 정지 상태라고 할까요."

기업들이 창조센터에 대해 지원을 줄이는 상황은 비단 인천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지난해 545억6,900만 원을 내며 창조경제혁신센터를 지원하던 기업들은 올해는 160억1,000만 원으로 규모를 대폭 줄였습니다.

집계가 8월까지임을 감안하더라도 지난해 전체 기부금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입니다.

비효율을 줄이기 위해 일각에선 유사한 기능을 하는 센터를 한 곳에 모으자는 이야기가 나왔지만 미래부는 그런 일은 없을 거라며 못 박은 상황.

<인터뷰> 최양희 /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어느 지역에만 창조경제 클러스터를 만들고 존재시킨다는 건 기본 방침과 맞지 않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서울시 등 지자체들까지 내년 예산안을 축소하겠다는 방침을 내놓으면서 창조경제혁신센터는 점점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습니다.

한국경제TV 유오성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