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여왕 버킹엄궁 보수에 5천억원…야당 "그돈을 굳이"

입력 2016-11-19 13:03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이 머무는 런던 버킹엄궁이 대대적인 시설 보수에 들어간다.

영국 일간 가디언과 dpa통신 등에 따르면 영국 정부는 버킹엄궁 보수에 3억6천900만 파운드(약 5천363억원)를 투입하는 내용의 왕실 신탁관리자의 권고를 승인했다.

17세기(1703년)에 지은 버킹엄궁의 시설이 낡아 홍수나 화재 등으로 인한 사고를 막으려면 보수가 시급하다는 판정을 받은 데 따른 조치다. 이에 따라 버킹엄궁은 내년 4월부터 10년에 걸쳐 수도·난방·전기 케이블 등을 정비할 계획이다.

라디에이터 2천500대, 전기 소켓 6천500개, 조명 부품 5천개, 전선 160㎞, 난방 배관 32㎞, 냉온수 배관 16㎞ 등을 교체하는 작업이 포함된다. 33년 된 보일러, 60년 된 전선 등 낡은 시설과 부품이 새것으로 바뀐다.

2차 세계대전 이후 버킹엄궁 보수 작업으로 최대 규모라고 가디언은 설명했다.

영국 왕실이 사는 궁은 여왕 소유가 아니며 국가가 신탁 관리한다. 궁 유지 비용은 국민이 내는 세금으로 충당한다.

신탁관리자 앨런 리드 경은 "더욱 비용이 많이 들고 비극적인 건물 사고가 미래에 일어날 위험을 줄이려면 보수 작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노동당과 스코틀랜드국민당(SNP) 등 영국 야당은 내핍 시기에 왕실을 위해 왜 그렇게 돈을 많이 써야 하는지 의문을 제기한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노동당 소속 앨릭스 커닝엄 하원의원은 "나는 항상 왕실이 있다는 사실을 존중하지만, 그들이 막대한 부를 보유한 것도 안다"며 "왕실이 이 (보수) 프로젝트에 대체 어떤 기여를 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