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스캔들'은 정치 부패라는 고질적인 '한국병'이 얼마나 여전한지를 보여준다고 일간 워싱턴포스트(WP)가 16일(현지시간) 서울발로 보도했다.
WP는 "1993년 김영삼 전 대통령이 취임과 함께 문민정부 시대를 열면서 고질적인 정치 부패로 한국병이 걸린 나라를 고치겠다고 약속했으나, 정작 김 전 대통령도 아들의 부패 등으로 한국병을 피하지 못했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지금 박근혜 대통령을 집어삼킨 최순실 스캔들은 부패, 뇌물, 횡령, 권력남용 등이 여전히 반박할 여지가 없는 한국 사회의 구성 요소라는 점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WP는 "30여 년 전 군사정권 시절 데모와 비견될 정도로 규모가 컸던 대통령 퇴진 촉구 집회를 기점으로 박 대통령이 강제 퇴출당할 가능성이 커졌다"며 리스크 분석을 하는 정치컨설팅업체 유라시아 그룹은 박대통령의 퇴진 가능성을 70까지 보기도 한다고 소개했다.
아울러 "대규모 집회에서 나타났듯이 '그림자 대통령'에 성난 민심을 가라앉히려는 박 대통령의 시도는 아무 소용이 없었다"고 전했다.
WP는 한국 전문가들을 인용해 최순실 스캔들을 민주당 전국본부 사무실 도청 사건으로 리처드 닉슨 전 대통령이 하야한 미국 '워터게이트' 스캔들에 비교했다.
스티븐 해거드 샌디에이고 캘리포니아 대학 한국학 교수는 WP 인터뷰에서 "최순실 스캔들이 심각한 정도는 워터게이트 스캔들보다 크다"고 진단했다.
국가정보원 1차장, 대통령 국가안보보좌관 등을 지낸 라종일 가천대 석좌교수도 '워터게이트'를 언급하며 "이 사태를 해결하는 가장 쉬운 방법은 닉슨이 그랬던 것처럼 대통령이 물러나는 것"이라고 WP에 전했다.
한편 로이터통신은 이날 '한국 박 대통령, 디톡스 클리닉에서 여배우 이름 가명 사용'이라는 제목의 서울발 기사에서 박 대통령의 '길라임' 가명 논란을 보도했다.
로이터는 "박 대통령이 미용·노화방지 클리닉 차움의원에서 인기 드라마 '시크릿 가든' 여주인공 이름 길라임(Gil Ra-im)을 가명으로 썼다는 보도가 나온 이후 길라임이 패러디 대상이 됐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