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 강진 당시 무너지기 직전의 한 뼘 땅 위에서 지진을 이겨낸 소 세 마리가 천수를 누리게 됐다.
뉴질랜드 TV3 뉴스허브에 따르면 이들 소의 주인인 데릭 밀턴은 지진 발생 하루가 지난 15일 낮 소들을 무사히 구조해냈으며, 이 소들을 도축장으로 보내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헤레포드종 비육우 암소 두 마리와 4개월짜리 송아지 등 소 세 마리는 지진 후 높게 솟아오른 조그만 땅 위에 버티는 모습이 공중에서 촬영한 뉴스허브의 영상을 통해 포착된 바 있다.
밀턴은 "당시 대여섯 명이 달려들어 삽 등으로 흙을 파 길을 만든 다음 소들이 안전하게 내려올 수 있도록 했다"고 구조 과정을 설명했다.
소들은 밑으로 내려오자마자 목초지 끝에 있던 연못으로 가서 물을 마셨다. 밀턴은 "그들도 지진을 겪은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무서운 시간을 보낸 만큼 휴식이 필요한 것 같았다"고 말했다.
암소 두 마리와 함께 있던 송아지는 구조된 직후 떨어져 있던 어미 소와 재회했다.
소들이 구조된 후 '동물을 윤리적으로 대하는 사람들'(PETA)이라는 동물권리 옹호단체 호주 지부는 이 소들을 동물 보호소로 보내 절대 도살하지 말 것을 촉구했다.
이에 대해 밀턴은 "암소들이 지금까지 새끼를 세 마리씩 낳았다. 앞으로 7~8년 더 그렇게 할 수 있다. 그다음 도축장으로 보낼 것으로 생각하겠지만 우리는 그렇게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