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앞서 보신 것처럼 우리은행이 '4전 5기' 끝에 지분 매각에 성공하면서 민영화의 길로 접어들었습니다. 하지만 정부의 잔여 지분 처리와 차기 행장 선임, 지주사 전환 등 완전한 민영화에 도달하기까지는 과제가 산적해 있습니다. 이어서 김정필 기자입니다.
<기자>
계열사를 떼어 내고, 지분도 쪼개 파는 등 5번째 시도, 우여곡절 끝에 결국 우리은행은 민영화 성공이라는 타이틀을 달았습니다.
문제는 앞으로도 정부가 최대주주인 상황에서 나머지 21%대의 잔여 지분 매각.
언제, 얼마나, 어떻게 팔 것인 지를 명시하지 않아 구조조정, CEO 선임, 비용통제 등 2001년 이후 늘 상 이어져 온 정부 개입의 여지 등 시장의 의구심을 떨쳐내기에는 부족했습니다.
이를 의식한듯 당국도 사외이사 추천 의사를 밝힌 과점주주 중심의 자율적이고도 투명한, 독립적인 경영을 보장할 것이라며 거듭 강조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임종룡 금융위원장
“우리은행의 민간 주도 자율경영 이뤄지도록 그동안 제시한 시장과의 약속 반드시 이행”
잔여 지분 매각 이슈와 함께 금융지주사 체제로의 전환도 과제중 하나입니다.
굳건한 신한금융, 증권과 보험사 인수, 통합을 통해 사업포트폴리오, 몸질 불리기에 성공한 KB·하나·NH농협 등 금융지주사간 경쟁 구도가 어느 때 보다 만만치 않기 때문입니다.
일단 과점주주인 증권·보험사들과 시너지를 모색한 이후 긴 관점에서 증권· 자산운용, 저축은행 인수 등을 통한 경쟁력 강화, 지주사 전환이 필수가 되고 있습니다.
민영화 이슈로 내년 3월까지 임기가 연장된 이광구 행장 이후의 CEO 선임도 잔여지분 매각과 같은 맥락에서 독립성, 자율성의 중요한 잣대로 부각되고 있습니다.
최근 국정 공백, 정권말 혼란을 틈타 세월호 이전처럼 낙하산, 관치가 횡행하는 사이 각종 하마평 속에 과연 외부의 입김 없이 온전히 주주들의 의사가 반영될 수 있냐는 것입니다.
<인터뷰> 윤석헌 서울대 경영대 객원교수
“행장 누구 앉힐 것이냐 사외이사 독립된 목소리로 행장 뽑게 둘 것인가 또 다시 관치 금융·낙하산 인사로 할 것이냐 그런 것 걱정”
‘절반의 성공’이라는 평가 속에 이같은 불확실성을 반영이라도 하듯 지분매각 성공 후 첫 거래일 우리은행 주가는 뒷걸음질치며 시장의 우려가 여전함을 나타냈습니다.
과점주주의 역할, 독립성의 관건이 되는 잔여 지분 매각, CEO선임, 기업가치 제고와 연계된 지주사 전환 등 나머지 절반을 어떻게 채워 나가느냐에 따라 완벽한 민영화 여부를 논할 수 있게 될 전망입니다.
한국경제TV 김정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