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경필 경기도 지사는 9일 "박근혜 대통령은 빨리 2선으로 물러나 검찰 조사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남 지사는 이날 오전 '대한민국 리빌딩'을 주제로 고려대 경영관에서 열린 강연에서 자신이 경기지사 취임 후 도입한 야당과의 연정 시스템에는 '최순실 게이트'와 같은 비리가 나올 수가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대통령은 현재 리더십이 없으니 2선으로 물러나야 한다"며 "내치 책임자인 대통령이 법무부 지휘를 받는 검찰의 수사를 받는 것 자체가 국민의 신뢰를 받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경기도에서는 도지사와 정파가 다른 부지사가 언제나 옆에서 모든 의사결정에 관여하기 때문에 최순실이나 비리가 나올 수 없다"며 "정부에도 대통령과 정파가 다른 장관이 곳곳에 있었다면 국정 농단이 활개 치는 것이 불가능했다"고 지적했다.
남 지사는 "최순실이 경기도에서 숨 쉴 수 없는 것은 경기도에서는 권력을 공유하기 때문"이라며 "권력을 공유해 시스템을 투명하게 만드는 연정은 '글로벌 스탠더드'가 될 것"이라며 자신이 추진중인 연정을 한껏 자랑했다.
이어 "청와대 일개 비서가 장관을 통제하는데 어떻게 장관이 리더십을 가지고 정책을 펼치겠느냐"고 반문하며 "대통령과 리더십 있는 장관이 늘 만나서 토론하고 의사결정을 하는 새로운 권력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경유착 문제와 관련해서도 "대통령한테 재벌 총수가 머리를 조아리고 돈을 뜯기는 이유는 대통령이 그들의 운명을 쥐락펴락하기 때문"이라며 "대통령의 권력을 나눠서 줄여야 한다"고 말했다.
남 지사는 경기도 연정의 장점을 설명하면서 '최순실 게이트'에 빠진 현 상황이 절망을 넘어 암 환자 수준이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남 지사는 이어 경제 분야에서도 공유적 시장경제 체제를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경기도 주식회사'를 설립해 마케팅, 물류비용을 경기도가 지원하고 중소기업은 상품 개발과 생산에만 집중하도록 했다"면서 "그 결과 저렴한 가격의 우수한 제품들이 만들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자유시장경제는 효율적이지만 양극화, 승자독식, 일자리 없는 성장 등의 폐해가 있다"며 "공유적 시장경제를 통해 4차 혁명을 준비하는 '제4의 길'로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남 지사는 "결국 정치와 경제 분야에서 공유라는 가치는 핵심이고 권력, 정보, 가치, 경제력을 공유하는 것이 미래의 새로운 스탠더드"라고 말하며 한 시간가량 이어진 강연을 마쳤다.
[디지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