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인들이 비선 실세 '최순실 국정 농단' 파문과 관련 박근혜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시국선언을 했다.
대중음악, 국악, 클래식을 아우른 음악인 2300여 명은 8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박 대통령의 퇴진과 '최순실 게이트' 관련자들의 처벌을 촉구하는 '민주공화국 부활을 위한 음악인 시국선언'을 발표했다.
이날 선언에는 시나위의 신대철, 싱어송라이터 권진원과 말로를 비롯해 MC메타, 윤덕원, 차승우 등의 대중음악인들과 국악인 최용석, 성악가 이재욱 등 60여 명이 참석했다. 음악인들의 시국선언으로는 최대 규모다.
음악인들은 시국선언문에서 "박근혜 대통령은 법의 심판을 받아 민주공화국 부활에 기여하라"며 퇴진을 촉구했다.
이어 "박근혜 최순실 게이트의 실상을 철저히 밝히고 관련자 및 부패 정치기업동맹을 모두 엄중 처벌해 민주공화국 헌법 정신을 회복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현 정부에서 자행된 각종 문화행정 비리와 예술 표현 자유 억압 사건의 책임자를 엄단하라고 요구했다.
작곡가 원일은 "국민의 소리를 못 듣는 자는 내려와야 한다"며 "또 예술가를 검열하고 분류하는 나라에 사는 국민은 불행하다. 변화시키려면 행동해야 한다"고 말한 뒤 경종을 들고나와 세 번 울렸다.
음악인들의 시국선언답게 노래와 공연이 어우러져 시민들의 눈길을 끌었다.
가야금 연주자 정민아는 "세월호 2주기에 만든 노래"라며 노래를 부르며 연주했고, 참여자 전원은 '아무도 뵈지 않는 암흑 속에서/ 조그만 읊조림은 커다란 빛/ 나의 노래는 나의 힘'이라며 고(故) 김광석의 '나의 노래'를 합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