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강대 뮤지컬스쿨, "목표는 현장형 프로 완성하는 것"

입력 2016-11-08 16:10


'제2의 도약' 박차, 청강대 뮤지컬스쿨 원장 최성신 교수 인터뷰

한층 선선해진 가을바람이 사람들의 감성을 자극하던 10월 말, 대학로에서는 특별한 공연이 무대에 올랐다. 학생작품이라 믿기 어려운 높은 완성도와 예술성을 갖춘 공연으로 평가 받으며 전석매진 기록을 세운 청강문화산업대학교(총장 유대근) 뮤지컬스쿨의 창작 뮤지컬 '번지점프를 하다'가 바로 그 주인공.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으로 일반관객들을 대상으로 학생 뮤지컬 작품을 선보이며 뮤지컬계에 신선한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청강대 뮤지컬스쿨 원장 최성신 교수에게 그 비결에 대해 물었다.

학생 공연을 대학로에서 올린다는 것, '단순히 공연 그 이상의 의미'

2015년 공연에서는 각계각층에서 기대 이상의 평가를 받았던 것뿐 아니라 주인공 인우 역을 맡았던 박준휘가 '은밀하게 위대하게' 주인공으로 캐스팅되면 화제를 뿌리기도 했다. 작년에 이어 다시 한 번 무대에 오른 청강표 '번점'은 한층 더 탄탄해진 구성과 신선한 아이디어로 레벨업된 모습이었다.

최 교수는 "무대 디자인, 음향, 조명부분에서 새로운 아이디어가 나오고 무대 완성도도 더욱 높아졌다. 학생들의 도전정신과 극을 올리기 위해 달려가는 힘도 확실히 강해졌다. 내년 공연을 위해 벌써부터 연습하는 학생들이 생기기도 했다"며 학생들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다.

그는 "보통 학생공연은 지인과 가족 등이 관객의 주를 이루는 경우가 많은데, 이번 공연은 일반관객을 대상으로 하는 상업공연으로 진행됐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학생들에게도 현장의 평가를 냉정하게 확인하는 것은 물론, 티켓 예매부터 일반관객을 대하는 태도와 서비스 홍보 마케팅까지 공연 산업 전반을 이해하는 좋은 현장 교육이 됐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완성형' 학생 창작뮤지컬을 무대에 올리기까지 3년 간의 노력이 있었다

청강대 뮤지컬스쿨은 연기전공과 무대미술전공, 학사학위 전공심화과정 등을 포함한 공연예술학과로 이루어졌다. 이번에는 '제2의 도약'이라는 대명제 아래, 하나의 작품을 만들고 무대에 올리는 전 과정을 각 분야별 최고의 교수진과 시스템으로 지원하며, 학생들이 프로 수준에 도달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현재 청강대 뮤지컬스쿨만의 특별한 현장중심형 교육시스템으로 주목 받고 있는 ▲블럭식 전공수업 ▲스튜디오와 프로덕션 체제가 그 바탕이 되고 있다.

'올해는 지난 2년간의 기초다지기를 바탕으로 창작의 포인트로 넘어가는 시점'이라고 평가하는 최성신 교수는 "학생들이 뮤지컬로 마음껏 상상하고 놀 수 있는 단계에 이르렀다. 스스로 극을 상상하고 완성할 수 있는 힘을 갖게 됐다는 것이다. 여기에는 졸업을 목표로 하는 것이 아니라 프로를 배출하는데 집중해온 집중식, 몰입식 전공교육 특화시스템인 '블록식 전공집중교육'이 큰 역할을 했다"고 설명했다.

청강대 뮤지컬스쿨에서는 한 학기 15주의 과정을 A,B,C 블럭으로 구분하고 각 파트별 인문학 철학의 기초부터 기술적인 부분과 심화과정을 통한 공연수업을 진행한다. 시스템적으로 드러난 것은 스튜디오 체제를 들 수 있는데 스튜디오에서는 제작, 조명, 음향, 연기, 보컬, 안무파트가 운영된다. 스튜디오에 합류한 학생들에게 중점적으로 요구하는 부분은 '무엇이 하고 싶은가?'이다. 일정 수준 이상의 멤버들이 모여 있기 때문에 자기전공의 목표를 설정하고 실험할 수 있다. 블록식 전공수업과 스튜디오 시스템이 기초와 응용단계를 거쳐 창의 단계로 넘어갈 수 있도록 해준다.

창작뮤지컬 '템페스트' 초연 눈 앞, 창작뮤지컬을 고집하는 이유

템페스트를 가지고 로맨틱한 뮤지컬을 만들어 보자는 것은 학생 제안이었고, 마침 올해가 세익스피어 서거 400주년이기도 해 선뜻 제작에 동의했다는 최 교수. 지난 3월부터 8개월간 작업한 청강표 '템페스트'는 기대 이상으로 완성도 높은 작품으로 재탄생했다. 극은 타 학교 학사/석사 과정을 졸업하고, 현장에서 활동하던 중 청강뮤지컬 심화과정에 입학한 김문경 학생이 썼다.

최 교수는 "1차 창작자들인 우리 학생들의 열정과 노력에 현장 경험이 있는 동료학생과 교수진의 상상력으로 무대화 한 것이니 진정한 창작 실험의 첫발을 내딛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 더욱 기대되고 설렌다"며 초연을 앞둔 소감을 밝혔다.

'번지점프를 하다'에 이어 '템테스트'까지. 청강 뮤지컬스쿨은 왜 어렵다는 창작극을 고집하는 것일까? 이 같은 물음에 대해 최 교수는 "창작을 한다는 것이 왜 중요한가?와 어디에 포인트를 두고 지켜 볼 것이냐?는 어느 정도 레벨에 올라있느냐를 갈음하는 기준점이 되기도 한다. 창작이라는 자체가 각자의 재료로 함께 모여 우리가 상상하는 모든 것을 투영하여 무대화하는 프로세스다. 크리에이터의 도전과 쾌감, 창작의 열정을 해보지 않으면 진정한 아티스트가 되기 어렵다고 보고 우리는 그것에 도전하는 것이다"고 설명했다.

쉬운 길 대신 '창작'이라는 어려운 길을 선택한 청강대 뮤지컬스쿨과 열정적인 학생들의 도전이 우리 뮤지컬계와 대학가에 어떤 변화의 바람을 불러 일으킬지 사뭇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