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현대미술관 미인도 위작 의견 반박…"성급한 결론"

입력 2016-11-05 10:46


국립현대미술관은 프랑스 감정단이 천경자의 '미인도'에 대해 위작 의견을 낸 것과 관련해 "성급한 결론"이라고고 강하게 반박했다.

국립현대미술관은 4일 입장 자료를 내고 "프랑스 감정단이 도출했다는 감정 결과는 종합적인 검증 등을 통한 결론이 아니라 부분적 내용을 침소봉대한 것에 불과하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앞서 프랑스 '뤼미에르 테크놀로지' 감정단은 위작 논란에 휩싸인 '미인도'에 대해 사실상 천 화백의 작품이 아니라는 내용의 보고서를 검찰 측에 제출했다.

지난 9월 방한한 프랑스 감정단은 '미인도'와 천 화백이 그린 다른 작품을 특수 카메라로 촬영해 대조하는 방식으로 감정을 진행했다.

이들은 얼굴의 주요 포인트를 1천600여개 부분으로 나눈 뒤 비교했으며 그 결과 '미인도'가 천 화백의 작품이 아니라는 결론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국립현대미술관은 곧바로 프랑스 감정단의 감정 결과에 대한 신빙성 문제를 제기하고 나섰다.

프랑스 감정단이 감정에 필수적인 고려 요소를 무시한 채 화면의 표층적 묘사 패턴에 대한 분석만으로 성급하게 위작 결론 도출을 내렸다는 것이다.

국립현대미술관은 "프랑스 감정단이 감정 개시 전 브리핑에선 캔버스 화면의 층위조사를 통해 보이지 않는 이미지와 붓질, 작업방식 등의 패턴을 종합적으로 규명한다고 했으나 조사 결과를 보면 당초 공언한 바와는 반대로 극히 일부 자료에 대한 통계적, 인상적 분석 결과만 내놨다"고 주장했다.

특히 '미인도'는 도안화된 인물을 그린 작품이 아니라 천 화백이 차녀인 김정희 씨를 보고 그린 것이어서 프랑스 감정단이 제시한 패턴화 분석은 의미 없는 '난센스'라고 강조했다.

미술품 감정 시 필수적으로 고려해야 하는 요소인 작가에 대한 전반적 배경지식, 작품에 대한 미술사적 분석자료, 재료 분석자료, 소장 경위 자료, 전문가 의견 등이 배제된 점도 문제로 지적했다.

수정과 덧칠, 작업 과정에서 '압인선'(押引線·눌러서 긋는 방식)을 활용해 형태를 완성해가는 독특한 기법에 대한 파악이 없었다는 점도 거론했다.

국립현대미술관은 아울러 프랑스 감정단이 '미인도'가 천 화백의 1981년작 '장미와 여인'을 보고 그린 것이라는 결론을 내렸는데 국립현대미술관이 '미인도'를 입수한 시기는 1980년 4월로, 이듬해 그려진 '장미와 여인'을 보고 그릴 수 없다며 이에 대해 "성립 불가능한 모순된 결론이며 결정적으로 감정 결과의 신빙성을 스스로 떨어뜨리고 있다"고 강조했다.

국립현대미술관은 또 현재 검찰과 대검찰청의 과학분석팀, 미술전문가 등이 검증을 진행 중인 상황에서 천 화백 유족 측이 선정한 감정단 자료가 일방적으로 공개된 데 대해 유감을 표명하고 "감정단 보고서에 미인도와 다른 천경자 화백 작품과의 차이점만 기술되고 공통점에 대한 내용이 전혀 없는 것은 위작 결론을 전제로 한 감정과 분석임을 보여준다"고 주장했다.

[디지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