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한국경제TV가 자본시장의 꽃인 주식시장을 이끄는 한국거래소의 현황과 경쟁력을 점검하는 기획시리즈를 보도하고 있는데요.
거래소는 공공기관에서 해제된 이후에도 방만경영과 각종 비리가 끊이질 않고 있습니다. 박승원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지난해 공공기관에서 해제된 한국거래소.
그들의 숙원을 이루자마자 가장 먼저 한 일은 임금 올리기였습니다.
거래소는 지난해 임직원 급여로 1년 전(789억)보다 109억원(14.9%) 증가한 907억원을 사용했습니다. 이사장, 이사 등 임원의 급여도 47억원으로 전년(33억)에 비해 42%나 늘었습니다.
공공기관 가운데 최고 임금을 자랑하던 거래소가 공공기관 해제 이후에도 임금 올리기에 주력해 방만경영, 부실경영이란 꼬리표를 떼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거래소는 또 정부 눈치를 보면서 줄였던 인력도 대폭 늘렸습니다.
현재(2015년 말) 거래소의 팀장(M)과 부장(D) 등 상위직급 인원수는 506명으로, 감사원의 인건비 부담 지적을 받았던 2014년(291명) 보다 오히려 2배 가까이 증가했습니다.
임금인상과 인력충원에 대한 명분은 업무 효율성임에도 실상을 들여다 보면 별반 달라질 건 없습니다.
<전화인터뷰> A상장사 고위 관계자
"(거래소 직원들의) 연봉이 올라갔는데 달라진 건 담당자 입장에서 느껴지는 게 크게 없다. 자율공시를 진행하는데 있어 업무 처리에 문제가 많은데 자율적으로 수정해주고 협조를 구하는 차원에서 거래소가 움직여주면 좋은데, 되도록 자율공시 안 하면 어떠냐는 의견을 주니까 담당자 입장에선 어려운 점이 있다."
주목할 만한 점은 공공기관 전.후를 비교해봐도 각종 비리와 사고가 끊이질 않는다는 겁니다.
시장을 감시해야 할 거래소 임직원들이 주식 투자에 나서 사회적 공분을 일으킨 바 있습니다.
여기에 크고 작은 전산사고로 투자자들에게 피해를 끼쳤지만 처분은 솜방망이 징계에 그쳤습니다.
공공기관에서 해제된 이후에도 마찬가집니다.
불공정거래에 연루된 임직원들의 관리부실, 기강해이 문제가 국감에서 여전히 단골메뉴로 등장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지난해 말 한 직원은 상장 예정 기업의 관계자로부터 뒷돈을 받고 주식을 처분하게 해 준 것이 드러나 올해 초 징역형을 받았습니다.
자본시장의 심장이라고 하는 한국거래소가 제대로 역할을 다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도 적지 않습니다.
대표적으로 최근 한미약품 사태와 같이 시장에 큰 충격을 주는 사건이 발생하면, 의심 거래 등 관련 데이터를 신속하게 적출하고 금융당국과 긴밀하게 협조해야 하지만, 그렇지 못하는 게 현실입니다.
<전화인터뷰> 금융투자업계 관계자
"(매매 데이터) 적출 시스템을 가장 최신으로 업데이트를 계속 하고, 인력 보단 IT 투자가 더 중요한데 그 부분들이 아쉬운 게 아니냐. 그런 IT 인프라 투자는 감독당국과 공유하면서 중요 정보를 볼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하면 좋지 않냐는.."
땅 짚고 헤엄치는 60년간 독점사업 구조가 덩치만 커지고 경쟁력은 없는 공룡 거래소를 양산했다는 지적입니다.
신의 직장이 아닌 혁신의 직장으로 거듭나기 위해 경쟁체제를 도입하거나 공공기관으로 재지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이유이기도 합니다.
한국경제TV 박승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