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비선 실세'로 지목된 최순실씨와 대기업으로부터 미르·K스포츠 재단을 위한 출연금을 강제 모금한 의혹을 받는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비서관을 2일 밤 긴급체포했다.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는 안 전 수석을 조사하던 중 이날 밤 11시 40분께 긴급체포했다. 이어 검찰은 안 전 수석의 동의를 받아 심야조사를 벌였다.
안 전 수석은 청와대 경제수석비서관으로 있을 당시 최씨를 도와 재단 설립과 대기업 상대의 800억원대 출연금 강제모금 과정에 깊이 관여한 혐의(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를 받는다.
검찰 조사에서 안 전 수석은 최씨가 설립과 운영을 막후에서 관여한 의혹이 제기된 미르재단과 K스포츠재단 지원 활동과 관련, 박근혜 대통령의 뜻이라 스스로 생각해 참모로서 적극 도왔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재단 기금 모금과관련해선 기업들을 강요·압박한 게 아니라 기본적으로는 기업들이 각자 판단에 따라 자발적으로 동참한 것이라는 취지로 진술하며 직권남용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그가 누구의 지시를 받아 재단 출연금 모금을 도왔는지도 따져 물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부분은 박근혜 대통령도 관여된 게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된 상태다.
이와 관련해 안 수석은 이미 박 대통령이 여러 공개 장소에서 미르와 K스포츠재단에 관심을 표명한 만큼 두 재단이 잘 설립돼 운영하도록 돕는 것이 대통령의 뜻이라 생각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체포 후 48시간 이내에 구속영장을 청구할 방침이다. 검찰은 안 전 수석이 모금 과정에 영향력을 어떻게 행사했는지, 다른 청와대 인사가 개입했는지 등을 집중적으로 조사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