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주전' '박공주 헌정시' '악마는 프라다를 신는다'까지…최순실 풍자 봇물

입력 2016-11-02 10:14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의 장본인 최순실이 검찰 조사에서 대부분의 혐의를 부인하고 있는 가운데, 이번 사태를 풍자하는 네티즌들의 패러디물이 온라인에서 봇물 터지듯 쏟아지고 있다.

연세대 재학생들의 익명 SNS 계정에 올라온 '공주전'과 고려대 '박공주 헌정시', 최순실이 검찰 출두 당시 신발 한 짝이 벗겨진 것을 풍자한 '악마를 프라다를 신는다'까지 셀 수 없을 정도의 많은 게시물이 인터넷 공간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지난달 30일 페이스북 '연세대학교 대나무숲' 계정에는 닭씨 성을 가진 공주가 무당 최씨를 만나 벌어지는 이야기를 의고체로 담은 '공주전'이 올라왔다.

박 대통령이 목사 또는 무당으로 일컬어지는 최태민씨의 육영수 여사 성대모사에 속아 최씨 일가를 의지하게 됐다는 속설을 풍자하는 내용이다.

"謹惠家潔國 該奈侍於他 儺懶骨以斬 ?刀喇干多 利精刀一俊 預相謨擇?"

최근 페이스북 '고려대학교 대나무숲' 계정에 올라온 '박공주헌정시'(朴公主獻呈詩)라는 제목의 이글은 해석하면 "가정을 사랑하고 국가를 단정히 함을 삼간다면 그 어찌 남에게 도움을 받을 수 있으리오"로 시작하는 '정상적(?)'인 문장이다.

그러나 독음을 보면 "근혜가결국 해내시어타 나라골이참 잘도라간다 이정도일준 예상모택다"라는 현 시국에 대한 풍자 글이 된다.

또한 지난달 31일 검찰 출석때 신발이 벗겨진 최순실을 신데렐라에 빗대 '실데렐라'라고 지칭하는가 하면, 영화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에 빗댄 '악마는 프라다를 신는다'가 인구에 회자하는 모양새다.

한 숙박업소 예약 앱은 이를 풍자한 동영상 광고를 만들어 페이스북에 올리기도 했다.

구글 앱스토어에서도 '순실이 빨리와', '쇼핑왕 순실이', '순siri', '순실런', '슈팅순실' 게임 등 최순실씨를 소재로 한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이 넘쳐난다.

모두 최순실 게이트에 대한 국민의 분노를 건강한 풍자로 풀어내려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박 대통령과 관련해서는 4년 전 대선 출마를 앞두고 국회의원직 사퇴 기자회견 당시 "대통령직을 사퇴합니다"라고 말실수한 영상이 다시금 화제가 됐다.

한 록 밴드는 박 대통령의 여러 기자회견 영상을 짜깁기해 "정말 제가 제대로 못했지 않았습니까? 그렇기 때문에 이번에는 국익에 따라서 대통령직을 사퇴합니다"라고 발언하는 듯한 영상을 만들어 올렸다.

원래 올해 3월에 인터넷 공간에 게시된 이 동영상은 최순실 게이트 이후 누리꾼이 "미래를 내다볼 줄 아신다", "선지자", "몸 조심하세요" 등 댓글을 다는 등 재조명되고 있다.

한편 최순실씨를 향한 분노는 최순실씨를 변호하는 이경재 변호사 사무실 측에도 쏟아지고 있다. 이 변호사가 대표로 있는 법무법인 동북아 사무실에는 최순실씨 입국 이후부터 지금까지 항의전화가 쏟아지고 있다.

이 변호사에게도 "국민적 공분을 사고 있는 그런 사람(최순실)을 변호해서 되겠냐"는 류의 항의전화가 종종 걸려 오고 있다.

최씨가 추가 변호인들을 모집하는 과정에서도 적지 않은 변호사들이 이 때문에 최씨 변호를 꺼린 것으로 전해졌다.

최씨 동생인 순천씨의 가족이 운영하는 아동복 회사에 대한 불매운동도 인터넷에서 번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