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게이트' 사태의 핵심인물로 지목해온 최순실 씨의 조카 장시호(개명 전 장유진) 씨가 동계스포츠영재센터를 둘러싼 증거 인멸에 들어갔다는 의혹과 함께 센터 전무이사를 맡은 이규혁 케이토토빙상단 감독의 태세전환이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이규혁 전무는 1일 중앙일보 인터뷰에서 영재센터 설립을 주도한 장시호 씨가 최근 통화에서 "오빠가 다 한거지"라고 떠넘기 듯 말해 "저의가 뭔가 했다"고 털어놨다.
이규현 전무는 "장시호라는 이름은 낯설다. 유진이는 중학교 후배이자 오랜 친구"라면서도 동계스포츠영재센터 업무에 대해서는 "선의로 한 일이다", "월급도 받지 않았다"라는 등 억울함을 호소했다.
그러나 이 인터뷰에 한겨레가 의문부호를 달았다. 지난주 이 매체와 인터뷰에서 이규혁 전무는 "나를 포함한 빙상계 선배들이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면서도 "장유진은 모른다"고 답했다. 사실상 일주일 만에 두 개의 답변이 뒤바뀌어 버린 것이다.
이 배경에 대해 일각에서는 장시호 씨와 관련자들의 입맞추기가 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같은 날 더불어민주당 안민석 의원이 불교방송에서 "장씨가 국가대표 출신 모씨에게 보름 전에 전화를 해서 증거인멸 지시를 했다"고 밝혀 말 맞추기 의혹을 더욱 키웠다.
이규혁 감독은 "장유진(장시호)과는 2주전쯤 통화를 했고, 그 뒤에는 어디 있는지도 모르고 연락도 안 된다"고 말했다.
지난달 30일 방송된 jtbc '이규연의 스포트라이트'에서도 장시호 씨를 잘 알고 지냈다는 국가대표 출신 A씨가 최순실 씨, 조카 장시호 씨가 설계한 거대 이권 의혹을 폭로했다.
직책이 높지 않았던 A도 알고 있었던 사실을 전무이사인 이규혁 전무가 모른다는 것은 사실상 어려워 보인다.
김종 전 문체부 2차관도 "이규혁을 잘 안다. 영재센터 관련해서 얘기를 나눴다"고 밝힐 정도로 (이 전무가) 센터 설립에 관여했다고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