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선실세' 최순실(60·최서원으로 개명)씨의 국정농단 의혹을 파헤치는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가 주변 인물들을 상대로 최씨의 청와대 출입여부와 행적을 집중적으로 조사중이다.
검찰은 지난달 31일 윤전추 청와대 행정관을 참고인으로 불러 조사했다고 1일 밝혔다.
검찰은 윤 행정관을 상대로 최씨가 청와대에 드나들었는지, 청와대 관저에서 박근혜 대통령을 만났는지 여부 등을 집중적으로 캐물은 것으로 전해졌다.
전지현 등 유명 연예인의 헬스 트레이너로 활동하다 청와대 3급 행정관으로 깜짝 발탁돼 화제가 된 윤씨는 최씨의 행적을 소상히 아는 인물로 꼽힌다.
호텔 헬스클럽에서 일하며 그곳 회원이었던 최씨와 인연을 맺은 것으로 전해지면서 윤 전 행정관이 최씨의 추천으로 청와대에 입성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바 있다. 청와대에 들어가 최씨와 박 대통령 사이의 '연결고리' 역할을 했다는 의혹도 받는다.
특히 TV조선 보도를 통해 최씨와 함께 '비밀 의상실'에서 박 대통령의 옷과 서류를 살펴보는 장면이 포착돼 논란이 일었다. 윤씨는 최씨가 준비한 의상 등을 갖고 최씨와 함께 청와대를 출입했을 개연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검찰은 청와대 제2부속실 이영선 전 행정관도 최씨 행적을 아는 핵심 인물로 보고 지난달 29일 참고인으로 불러 조사했다.
유도 선수 출신으로 박 대통령 후보 시절 경호를 담당한 이 전 행정관은 지난달 돌연 사직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행정관은 TV조선이 입수해 공개한 2014년 11월 영상 속에서 휴대전화를 자신의 셔츠에 닦아 최씨에게 건네는 모습이 포착되면서 전담 개인비서로 최씨를 수행한 것 아니냔 의혹을 받았다.
한겨레는 "최씨가 2013년 박근혜 정부 출범 초부터 최근까지 이 전 행정관이 운전하는 차량 뒷좌석에 앉아 검문·검색을 받지 않은 채 청와대 정문을 통과해 경내에 드나들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검찰은 또 최씨의 '최측근' 고영태(40)씨를 두 차례 소환해 최씨가 청와대를 드나들었는지를 집중 추궁했다.
고씨는 언론 인터뷰에서 "검찰이 나에게 최순실 씨가 박 대통령을 청와대 관저에서 만났는지 집중적으로 캐물었다"고 밝혔다.
청와대는 비선실세 의혹을 받는 최순실 씨가 검문을 받지 않고 청와대에 수시로 드나들었다는 언론 보도와 관련, "검찰의 수사대상"이라고 밝혔다.
정연국 대변인은 춘추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검찰의 수사가 진행 중인 만큼 각종 의혹에 대해서 실체적 진실이 밝혀질 때까지 나라를 위해서 좀 냉정을 지켜줬으면 하는 바람"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정 대변인은 의혹보도와 관련해 청와대 출입 기록 등 관련 자료를 검찰에 제출할 수 있느냐는 물음에는 "보안, 경호의 문제이기는 하지만 협조할 수 있는 사항까지는 다 해야할 것"이라며 수사에 협조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검찰은 이들의 진술 내용과 청와대가 제출한 자료를 토대로 최씨가 비선 실세로 활동하며 국정농단을 위해 청와대를 얼마나 자주 출입했는지 등을 확인할 계획이어서 조사 결과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