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라인 11]
김동환의 시선
출연 : 김동환 경제 칼럼니스트 / 경희대학교 국제지역연구원 객원연구위원
오늘 김동환의 시선이 머무는 곳은 '곰탕' 입니다.
국정을 농단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는 문제의 최순실씨가 검찰에 출두했습니다. 그 많은 사람들이 검찰청 앞 포토라인에 섰지만 아마 어제만큼 아수라장이었던 적은 없었을 겁니다. 결국 오물을 가져와 퍼붓는 상황까지 연출이 됐고 최씨의 벗겨진 신발 한 짝에 새겨진 선명한 로고가 또 우리 국민들을 슬프게 했던 10월의 마지막 날이었습니다.
결국 도주 우려가 있다고 긴급 체포된 최순실씨가 한 숟가락만 남기고 다 비운 게 곰탕이라지요. 곰탕 이거 소고기를 우려내서 만든 국밥인줄 누가 모르겠습니까만 오늘 신문에 난 이 곰탕이란 단어를 보는 순간 저는 왜 소고기 우린 국물이 아닌 정말 곰을 우린 탕이라고 읽혔을까요?
강세장을 상징하는 소, 약세장을 상징하는 곰. 최순실씨 사태로 인해 방향타를 잃어버린 우리 경제, 한치 앞을 예측하기 힘든 정국에 일단 좀 보자고 할 기업들의 투자에 얼어버린 소비. 우리 시장을 세울 만한 황소의 기운은 어디에도 없고 온통 다 곰탕입니다.
여기에 혼전 양상을 보이고 있는 미 대선. 브렉시트 보다 10배 이상의 충격을 줄 거라는 도널드 트럼프의 공언은 사실 겁이 좀 납니다.
여기에 정부가 4개월의 공을 들여 낸 조선, 해운산업 구조조정안, 글쎄요. 이 정도 안이라도 낸 걸 감사해야 할까요? 본질은 일단 급한 불은 꺼놓을 테니 2020년쯤 가서도 이들 산업 경기가 개선되지 않으면 '그때 가서 담당하는 분들이 처리를 하세요.' 라고 읽힙니다. 내가 총대 메고 이 산업은 기필코 살려내겠다는 결기도, '이건 도저히 안되겠으니 내가 악역을 맡아보지요.' 라는 용기도 읽을 수가 없습니다.
소비, 생산, 투자 모두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우리 경제의 성적표는 불행히도 어쩌다 몸살이 나서 시험을 망친 우등생의 성적표가 아니라, 아예 공부에 흥미를 잃어버려 수업을 못 쫓아가는 학생의 성적표가 되어가고 있습니다. 엄마, 아빠는 사니, 못 사니 하다 애 공부시키는 건 뒷전인 그런 상황이죠.
2,000P를 훌쩍 깨고 내려온 우리 증시, 나라가 이 모양인데 무슨 주식 얘기냐고 할 분도 있을 겁니다. 하지만 불행히도 나라의 미래는 시시각각 변하는 이 주식시장의 단순한 숫자를 보면 답이 나오는 거 역사가 증명합니다.
정치적인 악재는 항상 매수의 기회를 줘왔었습니다만 이번에도 그럴지는 자신 있게 말씀드릴 수가 없습니다. 시점이 참 좋지 않습니다. 이제 불과 두 달이면 대선의 해가 됩니다. 이런 일이 없었더라도 나라의 모든 관심사가 정치로 매몰될 시점이었는데 이번 최순실씨 사건으로 인해 경제의 실종이 더 빨리 찾아 왔기에 걱정입니다.
어디를 둘러봐도 호재는 보이지 않고 악재만 보입니다. 온통 곰탕입니다. 지금 우리 투자자 여러분들이 하셔야 할 일, 또 챙겨야 할 일, 바로 회사의 가치입니다.
장에 휩쓸리지 않을 수 있는 펀더멘탈과 견고한 재무제표, 실력 있고 도덕적인 경영진, 그리고 성장하는 비즈니스 모델. 더 엄격한 잣대로 포트폴리오를 점검해 보시기를 바랍니다.
세월이 하 수상하다고 우리의 투자도 휩쓸리고 나면 또 후회의 파도가 몰려올 겁니다. 중심을 잘 잡아야겠습니다.
증시라인 11도 중심을 잘 잡고 투자자 여러분과 함께 할 것을 약속합니다.
오늘 점심은 소고기 국물 좋은 곰탕을 한 그릇 해야겠습니다.
지금까지 김동환의 시선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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