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선실세' 의혹의 당사자로 31일 오후 검찰에 출석한 최순실(60·최서원으로 개명)씨의 조사는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에 따르면 최씨는 이날 밤늦게까지 서울중앙지검 7층 영상녹화실에서 조사를 받고 있다.
이날 오후 3시께 검찰청사에 도착한 최씨는 취재진, 시민단체 등을 비롯한 수백 명의 인파와 마주했다. 모자와 목도리로 얼굴을 꼭꼭 숨긴 그는 사람들에 떼밀리면서 울먹이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고 신발 한쪽이 벗겨지기도 했다.
포토라인에 제대로 서지 않고 인파에 둘러싸인 채 엘리베이터를 타고 청사 7층으로 직행한 최씨는 한웅재 형사8부장과 약 20분간 면담했다.
당시 최씨의 상태는 출석 당시 상황에 매우 당황해 소위 '멘붕'(멘탈 붕괴·큰 정신적 혼란) 상태였다는 게 검찰 관계자의 전언이다.
한 부장검사는 최씨와 관련해 여러 의혹이 제기됐고 온 나라가 이 사건으로 시끄러운 만큼 최씨에게 "책임질 부분이 있으면 책임지고, 억울한 점이 있으면 소명하라"고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한 부장검사는 자신의 쌍둥이 딸 사진을 보이며 최씨에게 "나도 딸이 있다. 독일에 있는 딸을 생각해서라도 이런 의혹이 규명되도록 잘 진술하고 판단하라"는 취지로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씨는 자신 때문에 이런 혼란이 생겨 매우 죄송하며 조사를 잘 받겠다는 취지로 말했다고 수사본부 관계자는 전했다.
면담 이후 한 부장검사 방 옆에 있는 영상녹화실에서 조사가 시작됐고, 5시간 넘게 이어지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현재까지는 큰 문제 없이 조사는 잘 진행되고 있다. 본인도 하고 싶은 말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저녁 식사는 근처 식당에서 배달된 곰탕 한 그릇을 거의 비운 것으로 전해졌다.
형사8부가 주로 진행하는 이날 조사는 밤늦게까지 이어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