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라인 11]
김동환의 시선
출연 : 김동환 경제 칼럼니스트 / 경희대학교 국제지역연구원 객원연구위원
오늘 김동환의 시선이 머무는 곳은 '옥토버 서프라이즈' 입니다.
지난 한 주간 이른바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이 우리 국민들에게 충격과 분노를 안겼고 이 여파가 향후 어디까지 번져갈지 한치 앞을 내다보기 힘든 상황입니다만 미국도 지난 주말부터 정국이 요동을 치고 있습니다.
바로 유력 대선 후보인 힐러리 클린턴의 이메일 스캔들을 다시 수사하겠다는 FBI의 발표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지난 7월 이른바 이메일 스캔들은 부주의에 의한 것일 뿐 기소할 필요까지는 없다는 의견을 냈던 그 FBI가 대선을 불과 열흘 남겨둔 시점에서 다시 수사하겠다는 발표를 한 겁니다.
안 그래도 지지율 격차가 조금씩 줄어들고 있는 상황에서 터진 FBI의 발표는 미 대선 직전 어김없이 터져 나오는 10월의 이변, 이른바 옥토버 서프라이즈가 또 나온 겁니다.
공교롭게 이번 FBI의 재수사 발표는 우리가 겪고 있는 최순실 사건과 매우 흡사합니다. 힐러리 클린턴이 국무장관 시절 국가 기밀 사항을 개인 이메일로 주고 받았다는 점도 비슷한데다, 이번 재수사 역시 힐러리의 문고리 권력으로 불리는 후마 에버딘의 전남편의 노트북에서 문제의 힐러리의 이메일 1,000여건이 발견됐다는 겁니다. 이게 사실이라면 미국판 국기 문란 사건이죠.
힐러리 클린턴의 수행비서로 수양딸이란 얘기가 나올 정도로 최 측근인 후마 애버딘, 남편인 빌 클린턴 전 대통령마저도 이 여인을 통하지 않으면 힐러리 클린턴과 통화할 수 없다는 얘기가 나올 정도고 힐러리의 침실에 상시 출입할 수 있는 유일한 사람입니다.
당연히 힐러리 캠프는 FBI의 재수사를 비난했지만 그 표현은 이번 발표가 매우 '이상하다' 정도입니다. 정치적인 음모고 집권하면 가만있지 않겠다는 우리 정치권의 익숙한 반응은 어디에도 없습니다.
대선을 앞두고 선거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사안은 덮고 간다는 오랜 관행을 깬 코미 FBI국장, 부시 행정부에서 법무차관을 지냈음에도 정치에 오염되지 않았다고 오바마 대통령에 의해 탕평인사 차원에서 발탁된 인물이기에 정치적 음모로 몰아 붙였다간 바로 역풍이 불수도 있을 겁니다.
얼마 전 미국 대선은 실제로 끝난 거나 다름없다는 우리 언론의 분석은 너무 앞서가는 거라는 현지의 분석을 들은바 있습니다만, 어제자 여론조사는 박빙으로 좁혀졌고 LA타임즈와 USC의 조사는 트럼프가 2%P 차이로 이기는 것으로 나왔습니다.
물론 당선 가능성이란 측면에서는 힐러리 클린턴이 여전히 큰 차이로 앞서갑니다만 이번 FBI의 재수사가 선거판세에 영향을 줄 것입니다. 제가 아는 한 미국 사람들, 무능력하거나 자질이 모자라는 것보다 공직자로서의 부적절한 처신과 거짓말을 훨씬 더 엄격한 잣대로 봅니다. 그것도 국가의 이해가 걸린 기밀을 개인적으로 다룬데다 이것이 가서는 안될 사람에게 갔다면 이건 전혀 다른 사건이 되는 겁니다.
미국도 우리도 정치적으로 극심한 불확실성에 시달리는 한 주가 될 것입니다. 다만 두 나라 불확실성의 차이는 미국은 열흘도 채 남지 않은 초 단기 시한부 불확실성이고 우리는 초 장기 무기한 불확실성이 될 수도 있다는 겁니다.
지난 토요일 광화문에 모인 시민들의 손에 들려있던 피켓에 "이게 나라냐?" 라는 구호가 눈에 띄더군요. 그렇습니다. 제대로 된 나라라면 의혹은 명명백백하게 밝히고 추상같이 처벌해야겠지만 우리 경제와 민생은 더 정성 들여 챙겨야 한다는 겁니다.
벌써 10월의 마지막 날입니다. 날은 더 추워질 겁니다. 챙길 건 챙겨야 합니다.
지금까지 김동환의 시선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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