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선실세 의혹' 최순실 귀국… 檢 수사 급물살

입력 2016-10-30 09:56


'비선 실세' 의혹을 받는 최순실(60)씨가 30일 오전 7시 30분 영국에서 전격 귀국했다.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 관계자는 "최씨가 브리티시에어라인 항공편으로 영국 히드로공항에서 자진 귀국했다"고 밝혔다.

최씨의 귀국은 관련 의혹이 불거진 지 약 석 달만이다. 그는 의혹을 둘러싼 논란이 커지자 독일로 출국한 뒤 유럽 여러 나라를 전전하며 도피생활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가 국내에 모습을 드러냄에 따라 미르·K스포츠재단 불법 설립 및 기금 유용, 딸 정유라(20)씨의 이화여대 부정입학, 청와대 문건 유출 등 의혹 전반에 대한 검찰 수사가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인다.

최씨는 미르·K스포츠재단 설립 및 800억원대 기금 모금에 깊이 개입하고 이들 재단을 사유화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개인 회사인 더블루K·비덱코리아 등을 통해 기금을 유용했다는 의혹도 있다.

딸 정씨의 이화여대 입시 관련 자료를 미리 받아보고 정씨가 합격하도록 뒤에서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의혹 또한 불거졌다.

그는 박근혜 대통령 연설문 등 청와대의 국방·외교·경제·대북 관련 기밀 문건을 사전 열람하는 등 국정농단 의혹의 장본인이기도 하다.

박 대통령은 이달 2일 대국민 사과에서 "최씨는 과거 어려울 때 도와준 인연으로 지난 대선 때 주로 연설·홍보 분야에서 개인적 의견이나 소감을 전달해주는 역할을 했다"며 사실상 의혹을 시인했다.

최씨도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박 대통령이 심경 표현을 도와달라고 해서 도왔다. 마음을 잘 아니까 심경 고백에 대해 도움을 줬다"며 부인하지 않았다.

검찰은 최씨를 조만간 소환해 의혹의 사실관계를 확인할 방침이다. 검찰 관계자는 "계획대로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검찰은 최씨의 최측근 '2인방'인 고영태(40)씨와 이성한 전 미르재단 사무총장을 차례로 불러 조사했다.

최씨의 '국정농단'을 뒷받침하는 문제의 태블릿PC 개통자로 지목된 청와대 뉴미디어비서관실 소속 김한수 선임행정관, 최씨를 수행·보좌했다는 의혹을 받는 청와대 제2부속실 이영선 전 행정관도 검찰 조사를 받았다.

검찰은 전날 안종범 정책조정수석비서관과 정호성 부속비서관의 청와대 사무실 압수수색을 집행하려 했으나, 청와대의 협조 거부로 일단 집행을 연기했다. 검찰은 이날 오전 중 2차 압수수색 집행을 시도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