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년 식당노역' 할머니 하루 12시간 일해

입력 2016-10-29 10:21


13년간 월급 한 푼 받지 못하고 전북 김제의 한 식당에서 일하다 위암 말기 판정을 전모(70) 할머니의 근로시간이 하루 12시간이었다는 진술이 나왔다.

29일 김제경찰서에 따르면 전 할머니와 함께 일한 동료 A 씨를 참고인으로 불러 조사한 결과 이 같은 진술을 확보했다.

A 씨는 경찰에서 "전 할머니가 오전 9시부터 일을 시작해 점심시간 뒤 2∼3시간을 쉰 것 외에는 오후 9시까지 매일 일한 것은 맞다"고 진술했다.

그는 "다만 전 할머니는 장애가 있어 보조적인 일을 했다"며 "휴일이 없이 일한 것도 맞다"고 말했다.

A 씨는 이 식당에서 3∼4년 전부터 일해 왔으며, 전 할머니와 함께 식당 한 쪽에 있는 3평 남짓의 쪽방에서 생활했다.

'13년간 월급 30만원을 받기로 하고 일을 했다'는 할머니의 주장대로라면 그동안 밀린 임금은 4680만원이다.

근로기준법상 하루 8시간 최저임금으로 환산하면 체납임금은 1억5000여만원에 달한다.

다만, 체납임금에 대한 공소시효가(2013년 2월∼2016년 2월) 3년이기 때문에 실제 할머니가 청구할 수 있는 체납임금은 4500만원이다.

A 씨의 진술이 사실이라면 하루 4시간 초과 수당이 붙기 때문에 유효한 체납임금은 더 올라갈 전망이다.

경찰 관계자는 "이번 조사 내용은 할머니의 밀린 임금을 환산할 때 주요하게 쓰일 것으로 보인다"며 "A 씨의 진술은 제삼자의 입장에서 했기 때문에 객관성이 있다"고 말했다.

경찰은 다음 주 식당주인 B(65)씨를 장애인복지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