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라인11] 김동환의 시선 <금융의 날>

입력 2016-10-26 13:24


[증시라인 11]

김동환의 시선

출연 : 김동환 경제 칼럼니스트 / 경희대학교 국제지역연구원 객원연구위원

오늘 김동환의 시선이 머무는 곳은 '금융의 날' 입니다.

시장이 아예 힘을 잃고 있습니다. 그 중에서도 우리 개인투자자 여러분들이 아직도 대부분인 코스닥의 하락세는 이제 인내심의 한계를 벗어나고 있습니다.

어제 나온 3분기 경제 성장률 겉으로 보기에는 0.7% 성장을 했다지만 건설, 투자를 빼면 사실 우리 경제는 그 자리에 머문 셈입니다. 이대로 가다가는 4분기 성적표의 결과를 예상하기 그리 어렵지 않을 겁니다.

물론 거래소 시장이 좋다는 말씀은 아닙니다만 코스닥 시장의 미래는 더욱 어둡습니다. 올 하반기 들어서 아예 멈춰버린 중소형주 펀드로의 자금 유입에 기관들의 지속적인 매도, 그러면서도 매주 이어지고 있는 신규 상장종목들… 일단 수급상 코스닥 시장이 조만간 개선될 여지가 없습니다.

갤럭시 노트7의 단종으로 인한 스마트폰 부품 업체들의 타격과 외환위기 이후 처음으로 매출이 줄어든 현대차의 부진으로 인한 자동차 부품 업체들까지 우리 코스닥의 큰 줄기를 차지하고 있는 섹터들이 하나같이 어두운 환경을 만나고 있습니다.

여기에 대주주 요건이 크게 강화됨에 따라 큰 규모의 투자자들은 양도세를 피하기 위해 일정 정도의 지분을 줄여야 하는 입장이기도 합니다. 일부에서는 코스닥 개별 종목 투자는 아예 9, 10월까지만 할 수 밖에 없다는 얘기를 하기도 하죠.

코스닥처럼 비교적 작은 규모의 회사들이 모여있는 시장이 되려면 이른바 주도주가 있어야 하는 데 한미약품 사태로 인한 제약/바이오, 중국 쇼크로 인한 화장품, 말씀 드린 전기전자, 자동차 부품의 부진 등 어디 하나 좋아 보이는 섹터가 없습니다.

그런데 더 문제는 사실 정부의 중소기업 정책이 표류하는 건 아닌지 걱정스럽습니다.

어제가 제 1회 금융의 날이었더군요. 왠 금융의 날이냐고 하실 텐데 매년 10월 25일을 저축의 날로 지정해오다 아시다시피 우리 경제가 이미 미덕이 아닌 상황이 되다 보니 이름을 금융의 날로 바꾼 겁니다. 그만큼 저축이 아닌 다른 종류의 금융, 즉 투자가 필요하다는 얘기 아니겠습니까?

개인이든 법인이든 은행에만 돈을 보관하려는 건 그만큼 불안하기 때문이고, 이 상태를 계속 방치해 두면 자본시장이 고사되고 우리 기업들이 왜소해질 거고, 그럼 다시 은행으로만 가는 지금의 상황이 더 심화될 것입니다.

결국 이자 한푼 안 줘도 은행에만 돈을 맡겼던 일본의 잃어버린 20년의 재판이 될 수 있다는 얘기인데 이걸 막아내는 일이 우리 경제 살리는 겁니다. 돈 가진 사람들이 저축 보다 투자에 나설 수 있도록 도와야 할 텐데 우리는 거꾸로 가는 경우가 많아 보입니다.

그저 이름만 금융의 날로 바꾸면 뭘 하겠습니까? 국민들이 저축이 아닌 금융에, 그리고 투자에 더 다가갈 수 있는 실질적인 정책을 기대해 봅니다.

지금까지 김동환의 시선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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