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3세 뇌졸중도 수술치료 시대'··혈전 제거하자 건강 회복

입력 2016-10-24 15:42
100세 이상 초고령 뇌졸중 환자라도 평소 건강상태가 좋았다면 적극적인 치료로 효과를 볼 수 있다는 사례가 나와 주목된다.

서울성모병원은 지난달 응급실로 실려 온 103세 초고령 뇌졸중 환자인 홍정숙 씨의 혈전을 제거하는 약물치료와 중재시술에 성공했다고 24일 밝혔다.



이날 홍 씨는 가족들과 오락을 즐기다 저녁 식사를 30분 앞두고 단잠에 빠졌지만, 가족이 깨우는 소리에 반응하지 않았다.

119구급차를 타고 병원에 도착한 홍 씨는 뇌졸중 의심소견을 받고 뇌혈관을 막고 있는 혈전을 제거하기 위한 혈전용해제 치료를 받았다.

홍 씨에게 투입한 혈전용해제 't-PA'는 혈전을 녹여 혈류를 잘 흐르게 하는 약이지만, 80세 이상의 노인에게는 위험할 수 있어 잘 권고되지 않는다고 한다.

그러나 홍 씨는 고령에도 평소 앓고 있던 지병이나 치매 징후 없이 식사 등 일상생활을 혼자 할 수 있을 정도로 건강한 상태였다.

이에 의료진은 보호자의 동의 아래 약물치료를 시행했고, 뇌 CT 혈관 검사결과 왼쪽 중대뇌동맥이 막힌 뇌경색이 확인되자 중재시술을 시행했다.

중재시술은 국소마취를 한 후 사타구니를 통해 가느다란 관인 카테터를 몸 안으로 집어넣어 뇌혈관을 막고 있는 혈전을 제거하는 방식으로 시행됐다.

일반적으로 고령의 뇌졸중 환자는 젊은 환자보다 약물, 수술 등은 위험부담이 크고 기대수명도 짧아 적극적인 치료가 시행되는 비율이 상대적으로 적지만, 최근 학계에서는 홍 씨와 같이 고령에서도 적극적 치료가 도움이 된다는 간접적 증거들이 보고됐다는 게 병원의 설명이다.

이기정 신경과 교수는 "고령의 환자에서는 부작용 등이 예측이 안 되고 예후가 나쁠 가능성이 크지만, 홍 씨의 경우 뇌졸중 발생 이후 병원 이송이 즉시 이뤄졌고 평소 환자의 상태가 나이에 비해 건강하다는 점에서 적극적 치료가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치료를 마친 홍 씨는 중환자실에 하루 체류하고 뇌졸중 집중치료실로 옮겨진 뒤 쓰러지기 이전의 건강상태를 회복해 퇴원했다.

이렇게 치료에 든 비용은 모두 310만원 정도였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