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카고 컵스, 다저스 꺾고 71년 만에 WS 진출

입력 2016-10-23 13:08


1945년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의 리글리 필드에서 열린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시카고 컵스와 디트로이트 타이거스의 월드시리즈 4차전.

컵스의 열렬한 팬인 빌리 시아니스는 가족처럼 아끼던 '머피'라는 이름의 염소의 표까지 구매해 리글리 필드에 입장했다.

주위의 팬은 '냄새가 난다'며 불평했고, 시아니스와 그의 염소는 함께 야구장에서 쫓겨났다.

이때 시아니스는 "망할 컵스는 다시는 월드시리즈에서 우승하지 못할 것"이라고 저주하며 구장을 떠났으니, 바로 '염소의 저주'다.

이제 컵스는 71년 만에 월드시리즈에 진출해 월드시리즈 우승에 도전한다.

컵스는 23일(이하 한국시간) 리글리 필드에서 열린 내셔널리그 챔피언십시리즈(NLCS·7전 4승제) 6차전에서 로스앤젤레스 다저스를 상대로 5-0 완승했다.

이로써 컵스는 시리즈 전적 4승 2패로 1945년 이후 처음으로 월드시리즈에 올랐다.

다저스 역시 1988년 월드시리즈 우승 이후 단 한 번도 월드시리즈에 나가지 못했다.

이날 다저스는 에이스 클레이턴 커쇼를 내세웠지만, 커쇼는 5이닝 7피안타 2피홈런 5실점 4자책점으로 무너지며 또 한 번 포스트시즌에 약한 모습을 보여줬다.

다저스 타선은 단 2안타에 그치며 리글리 필드의 뜨거운 함성에 위축됐다.

엄밀하게 말하면 '염소의 저주'는 컵스를 괴롭히지 않았다.

저주가 내려졌던 그해, 컵스는 1908년 이후 37년 만의 우승을 노리다가 디트로이트에 패했다.

이후 줄곧 월드시리즈에 나가지 못했으니, 어쩌면 컵스는 1945년 이후 두 번째로 '염소의 저주'와 싸워야 한다.

정규시즌 103승 58패로 메이저리그 전체 승률 1위를 기록한 컵스는 올해가 우승할 가장 좋은 기회다.

컵스는 26일부터 열릴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와 월드시리즈에서 1908년 이후 108년 만의 우승에 도전한다.

[디지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