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이 '원더우먼'을 여권신장 명예대사로 임명하기로 한 것에 대해 내부 직원들이 "여권신장에 적절치 않다"고 반발하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20일(현지시간) 600명 이상의 유엔 직원들이 반기문 사무총장에게 원더우먼의 여권신장 명예대사 임명을 재고할 것을 요구하는 온라인 청원서에 서명했다고 보도했다.
청원서는 원더우먼에 대해 "불가능한 신체 비율의 가슴 큰 백인 여성으로, 미국 국기 장식에 허벅지가 훤히 드러나는 반짝거리는 보디 슈트와 무릎까지 오는 부츠 차림의 여성"이라고 칭하며 "유엔의 양성평등을 대변할 여성으로 적절하지 않다"고 비판했다.
이어 "이번 임명으로 유엔이 세계에 보내고 있는 메시지는 지극히 실망스럽다"며 "결과적으로 유엔이 양성평등과 여성의 권한 강화를 위해 싸울 여성을 현실 세계에서는 찾지 못했다는 것"이라고 비꼬았다.
유엔은 지난 12일 원더우먼을 여권신장 명예대사로 임명하겠다고 발표하고 21일 원더우먼 캐릭터를 탄생시킨 출판사 DC 코믹스가 속한 DC 엔터테인먼트의 다이앤 넬슨 회장에게 임명장을 수여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유엔 고위 관계자들은 이와 관련해 "더 젊은 관객들에게 다가가기 위한 창의적인 방법"이라고 설명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교수이자 전직 유엔 자문위원인 마리 괴츠는 자신의 트위터에 "역겹다"며 "원더우먼이 유엔의 위선을 폭로하기 위해 (진실을 말하게 하는 원더우먼의 무기인) '진실의 올가미'를 써야 한다"고 적기도 했다.
신문은 이런 움직임에도 불구하고 유엔은 예정대로 임명식을 강행할 계획이어서 현장에서 직원들의 침묵 시위가 예상된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디지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