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민주당의 대통령 선거 후보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3차 TV토론에서 입은 흰색 정장이 다양한 해석을 낳고 있다고 미국 언론이 20일(현지시간) 전했다.
미국 언론은 1984년 대선에서 미국 주요 정당 사상 최초의 여성 부통령 후보로 지명된 민주당의 제럴딘 페라로(1935∼2011년)가 후보 수락 전당대회에서 흰색 정장을 입은 것과 클린턴을 비교하기도 했다.
클린턴 전 장관은 3차 TV토론에서 흰색 재킷과 바지를 입고 등장했다.
지난달 26일 1차 TV토론에서 위·아래 빨간색 정장을 착용한 클린턴은 9일 2차 토론에선 남색 계열의 정장을 입었다.
미국 일간지 USA 투데이와 ABC 방송은 흰색의 상징을 미국 여성 참정권 운동 역사와 연결해 해석했다.
미국 역사상 첫 여성 대통령에 도전하는 클린턴 전 장관이 1910년대 여성 참정권 운동의 대표색인 흰색 옷을 입고 여성 유권자의 투표를 독려했다는 해석이다.
USA 투데이는 여성 참정권 운동 당시 세 가지 상징색이 녹색(Green), 흰색(White) 그리고 보라색(Violet) 또는 자주색(Purple)이었다면서 일부는 '여성에게 투표권을 달라'(Give Women the Vote·GWV)는 영문 앞글자를 딴 축약 구호를 만들고자 운동 세력이 세 색깔을 택한 것으로 믿는다고 소개했다.
뉴욕타임스는 영국 여성 참정권 운동에서 영향을 받은 투표권 획득 운동 단체인 미국 전국여성당도 흰색, 자주색, 금색을 공식 상징으로 택했다면서 흰색은 운동 목적의 순수함을 상징했다고 평했다.
여성 참정권 운동가들이 '성적으로 문란하다'는 반대편의 욕설에서 순결을 강조하고자 흰색 옷을 입었다는 설도 있다.
연예잡지인 할리우드 리포터의 패션 부문 편집자인 부스 무어는 A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클린턴 전 장관의 흰색 정장을 여성 참정권과 결부하는 분석을 지지했다.
그는 "트럼프가 '음담패설 녹음파일'과 성추행 추문에 휩싸인 사이 클린턴은 흰색 정장을 입음으로써 자신이 여성의 후보라는 점을 유권자에게 각인시켰다"고 평했다.
이스라엘 하이파대학 정치학부의 이스라엘 와이스멜 마노 교수는 색다르게 먼저 '후보'라는 뜻의 영어 단어 'candidate'가 '흰색 옷을 입은'이라는 뜻의 라틴어 'candidatus'에서 유래했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흰색은 깨끗하고 숨길 게 없다는 뜻이며, 이는 트럼프는 그 반대라는 걸 뜻한다"고 ABC 방송에 전했다.
[디지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