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거녀 살해 뒤 콘크리트 덮어 은폐…동생 도움받아 밭에 암매장

입력 2016-10-20 18:50


4년전 동거녀를 살해한 뒤 암매장한 혐의로 체포된 이모(38)씨는 숨진 동거녀의 시신을 사흘 동안 원룸에 방치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청주 상당경찰서는 동거녀를 때려 숨지게 한 뒤 밭에 암매장한 혐의(폭행치사 등)로 이씨를 구속했다고 20일 밝혔다.

이씨를 도와 시신 암매장에 가담한 이씨의 동생(36)에 대해서도 사체유기 혐의로 구속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씨는 2012년 9월 중순경 음성군 대소면 동거녀 A(당시 36)씨의 원룸에서 '헤어지자'는 A씨의 말에 격분, 폭행해 살해한 뒤 인근 밭에 암매장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씨는 경찰에서 "다른 남자가 생겼다며 헤어지자는 동거녀의 말에 화가 나 주먹을 휘둘렀는데 숨졌다"고 말했다.

숨진 피해자와 이씨는 술집에서 알게 된 뒤 2개월가량 동거하던 중이었다.

A씨가 숨지자 이씨는 시신을 원룸에 방치한 채 3일 동안 차 안에서 숙식을 해결하며 밖으로 떠돌았다.

이씨를 조사한 경찰 관계자는 "시신을 어떻게 처리해야 할지 고민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시신이 부패해 범행이 들통날 것을 두려워한 이씨는 결국 인근 밭에 A씨의 시신을 암매장하기로 하고 동생(36)에게 자신의 범행을 고백한 뒤 도움을 청했다.

애초 자수를 권했던 동생도 형의 끈질긴 설득에 A씨 시신 암매장을 도왔다.

이들은 범행 장소에서 2.2㎞ 떨어진 밭에 약 1m 깊이로 판 뒤 A씨 시신을 묻고, 발각되지 않도록 콘크리트로 덮었다.

이씨는 주변 사람들에게 '동거녀가 갑자기 사라졌다'고 되레 묻고 다니는 등 범행을 은폐하기 위해 노력했다.

경찰은 '4년 전 한 여성이 동거 중인 남성에 의해 살해돼 암매장됐다'는 첩보를 입수, 수사를 벌여 지난 18일 오전 음성군 대소면의 농사를 짓지 않는 밭에서 A씨 것으로 추정되는 백골 시신을 발견했다.

시신은 뼈만 남은 채 있었다. 옷가지나 소지품은 없었지만, 시신을 결박할 때 쓴 것으로 추정되는 노끈도 발견됐다.

경찰은 이씨를 추궁, 범행 일체를 자백받았다.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DNA 감식을 통해 시신의 정확한 신원과 사인을 확인할 계획이다